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성탄 예배를 보기 위해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계기로 보수 결집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당내 비주류인 한동훈 전 대표 및 친한계가 당 지도부에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최근 통일교특검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손을 잡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 '보수 대통합'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해석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24시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이후 보수 결집의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SNS에 장 대표를 향해 "노고 많으셨다"고 적으며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한 전 대표는 "(장 대표가) 위헌적 법안을 막기 위해 장장 24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내야 할 시기"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연 토크콘서트에서 참가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한계 의원도 이에 동참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매체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메시지는) 동지가 되자, 동지가 될 수 있게 용기를 내자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싸운 적 없기에 손을 내밀고 안 내밀고 할 것도 없다"며 "같은 동지로서 앞으로 나가자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한 전 대표 생각을 장 대표가 받아들일지에 대해선 "장 대표는 따뜻한 분이기에 받을 것"이라며 "용기까지도 필요 없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장 대표는 원래 친한계 핵심인사로 분류됐지만 '계엄사태' 이후 친윤계 대표주자로 떠오르며 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최근에도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양측이 강하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 특검'을 놓고 개혁신당과도 연대를 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어제까지 24시간 가까이 필리버스터를 하면서 하루이틀 체력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공동투쟁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공언했다.
양당은 이미 지난 23일 '통일교와 정치권 인사 간 불법 금품수수 및 유착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을 공동 발의한 바 있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총선이나 지선 등 향후 선거를 염두에 둔 '보수 빅텐트' 논의의 전초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가 역설적으로 분열됐던 보수진영에 '공동의 적'이라는 명분으로 대통합의 기폭제가 된 상황"이라며 "이번 연대가 일시적 공조를 넘어 선거연합으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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