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 이곡동 마을카페 '콩닥콩닥'을 아시나요?

  • 진정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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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19 15:03  |  수정 2021-05-11 10:34  |  발행일 2021-03-2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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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이곡동에 위치한 마을카페 '콩닥콩닥'.


대구 와룡산 자락에 위치한 배나무골(이곡동)에 가면 '콩닥콩닥'이라는 이름의 마을카페를 만나볼 수 있다.

'콩닥콩닥'은 문을 연지 이제 겨우 석 달을 넘겼고 열 평 남짓한 작은 공간을 쓰고 있지만, 그 작은 공간에 담긴 배나무골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는 결코 작지 않다.

'콩닥콩닥'의 뿌리는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방과후 돌보미 교실로 출발하게 된 '와룡배움터'가 2016년 대구시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의 '마을나눔터 사업'에 선정돼 받은 지원금 (3천만원)으로 낙후된 공간을 리모델링했다. 그러자 주로 아이들과 엄마들이 이용하던 공간을 마을의 중장년층 남성들도 이용하게 됐고, '와룡배움터'는 전세대를 아우르는 마을교육공동체로 거듭나게 됐다.

'와룡배움터'를 이용한 첫 번째 남성 모임이 '식객'이다. 모임명에서도 느껴지듯이 이들은 한달에 한번씩 각자 1.5인분의 음식을 싸와서 다함께 나누어 먹고 이야기도 나누는 '포트락 파티'를 몇 년째 이어 왔다. 이들은 또한 마을방송국인 성서공동체 FM에서 '동남아(동네에서 남아도는 아저씨)'라는 프로그램도 제작해 출연하는 등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면서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만나는 돈독한 사이가 됐다. 40·50대로 구성돼 있는 이 '식객' 회원 중에는 실업상태에 있는 이도 있고 퇴직을 앞둔 이도 있어 이들의 고민은 주로 인생이모작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에 지난해 와룡배움터 운영진은 이들의 고민을 수렴, '쇼셜드림(인생이모작을 위한 마을까페 창업)'이라는 주제로 공모사업에 선정돼 1천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때마침 공원을 사이에 두고 와룡배움터와 마주한 위치에 있던 컴퓨터 가게가 이전을 하면서 이들이 꿈꿔왔던 '소셜드림'이 공간까지 확보하게 돼 꿈을 현실화시킬 수 있었다.

'쇼셜드림' 지원금으로는 회원들 바리스타교육과 콩닥콩닥의 시제품 개발, 커피 관련 기계를 구입했다. 또 최소한의 비용으로 창업을 하기 위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기계설비,전기 부분을 제외하고는 손수 칠하고 수리하고 집에서 쓰던 아일랜드 식탁도 들여 오는 등 단돈 200만원으로 리모델링을 마쳤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에 매달 나가는 월세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식객'팀이 주가 돼 수요일 저녁에 까페 공간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10명이 십시일반으로 매달 오만원씩 돈을 모아 1년동안 월세를 부담하겠다며 마음을 보탰다.

'식객'의 막내인 김상철씨(46세) 또한 힘을 보탰다. 그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이것 저것 많이 배우고 있다. '콩닥콩닥'만의 특별한 맛을 내는 커피를 만들어야겠다는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현재는 자원봉사 개념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1년 뒤에는 최소한 1명 정도의 인건비가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나무골에 뿌리를 내린 와룡배움터는 16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활동을 이어오며 지난해엔 '사회적 협동조합 와룡'으로 재탄생했다. 그런 가운데 마을의 중·장년층 비율이 높아졌고, 이에 시니어들의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게 된 것과 동시에 새로운 콘텐츠와 새로운 활동을 위한 실험 공간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마을까페 콩닥콩닥' 은 수익 창출의 모델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한 실험 공간이기도 하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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