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패티 타와타나낏

  • 장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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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7   |  발행일 2021-04-07 제27면   |  수정 2021-04-07 07:14

태국사람들의 성씨(姓氏)를 외우기가 무척 어렵다. ‘주타누깐’이라는 성씨를 익히는데 꽤 걸렸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이야기다. 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모리아·아리아 주타누깐 자매에 이어 태국 출신 신성이 탄생했다. 세계랭킹 103위였던 ‘패티 타와타나낏’(22)이 주인공이다. 지난 5일(한국 시각) 끝난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피레이션에서 4라운드 동안 줄곧 선두를 유지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했다. 마지막 날 두 살 위인 리디아 고(뉴질랜드·15승)가 2006년 로레나 오초아의 타이기록인 10언더파를 치면서 거센 추격을 벌였지만 족탈불급이었다.

3라운드까지 그저 ‘신예의 철없는 돌풍’이려니 생각했고, 4라운드에서 무너질 것이라고 봤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신인 선수의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은 역대 열네 번째며, ANA인스피레이션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2000년 카리 웹(호주) 이후 21년 만이자 역대 네 번째. 신인의 이 대회 우승은 1984년 줄리 잉스터 이후 37년 만이다.

지난달 미국의 오스틴 언스트가 우승했던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공동 14위로 선전한 뒤 바로 메이저 우승컵을 안으면서 ‘호수의 여인’이 됐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조차 연습장에서 "저렇게 골프를 잘 치는 선수가 있었나?"라고 감탄했을 정도다. 키는 리디아 고와 비슷한 165㎝이나 드라이브 샷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326야드를 날렸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위 브라이언 디샘보(미국)의 평균 320.8야드를 앞섰다. 파5홀에서 세컨샷은 7번 아이언으로 홀컵을 노릴 정도니.

2016년부터 미국 주니어와 아마에서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태국인 어머니를 두고 있다. 3번 우드로 LPGA를 호령했던 아리아 주타누깐(10승)도 주눅들 게 분명하다. 멘탈에서도 앞선다. 한국 및 한국계 선수들의 독무대였던 LPGA 향후 판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코로나19 비대면 상황에서 소일거리론 여자프로골프 경기 시청만한 게 없다. 장용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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