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수의 인테리어 다반사] 아일랜드 식탁 위로 간 '레인지 후드'… 주방도 확 넓어졌어요

  • 배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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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21-04-16 08:33  |  발행일 2021-04-16 제면
주방의 필수품 '후드'

주방후드01
아일랜드 후드 시공사진. 냉장고 두 대를 설치할 경우 조리공간이 협소해지는 구조였기 때문에 수차례 설계변경을 한 끝에 레인지를 아일랜드 식탁으로 옮기는 결론을 내렸다.

협소한 주방에 큰 냉장고 두 대
설계변경 끝에 레인지 옮기기로

냄새·유해가스 배출장치 후드
최근 오븐과 결합 제품도 개발
배관 꺾이고 길어지면 소음 커
탄소필터 선택으로 난제 해결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아파트를 리모델링하였다.

필자가 예전 'H'사에서 근무할 당시 분양하였던 아파트. 15년쯤 지난 아파트인데 분양할 당시의 내부 그대로였다. 필자가 디자인해서 분양했던 아파트를 보게 된 것도 새삼스러웠지만, 그것을 다시 리모델링한다는 것도 새삼스러웠던 공사였다.

고객이 수학학원 원장이었는데, 수학을 전공한 만큼 견적부터 아주 꼼꼼하게 검토를 하였다.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인데 도면만 한 달 가까이 검토와 수정을 반복하였다. 솔직히 필자도 지쳐 포기를 할까 할 즈음에 필자와 공사계약을 하자고 한다. 알고 보니 그사이 6~7군데 도면과 견적을 받아 본 듯했다. 그만큼 꼼꼼한 검토 후 공사를 계약할 만큼 리모델링에 애착을 가진 고객이었다.

아파트의 설계 기법은 생활패턴의 변화 등에 의해 아파트의 구조가 많이 변한다고 봐야 한다. 내실이 12자인지 13자인지의 크기로 잘된 설계라 인정받을 때도 있었고, 화장실의 개수가 분양에 영향을 주던 시기도 있었다.

이 아파트는 분양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거실을 크게 하고 주방이 작게 설계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주방후드02
주방쪽에서 본 레인지와 후드 시공 모습.

요즘은 일반적으로 냉장고가 두 개 이상을 보유하는 세대가 많지만,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냉장고 하나를 보유했고, 김치냉장고가 뚜껑형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건설사에서 분양 촉진을 위해 서랍형 빌트인 김치냉장고와 빌트인 전기오븐을 기본으로 분양가에 포함하여 설치해 주었다.

이번 고객은 냉장고(스탠드형 김치냉장고와 투도어 냉장고)를 두 대 보유하고 있었고, 주방에 냉장고 두 대를 설치할 경우 조리공간이 너무나 협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고객의 요구사항은 주방을 넓게 사용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주방 설계만 아마도 6번 정도 한 것 같은데, 주어진 제한된 공간에서 변화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많지가 않다.

조리공간인 레인지를 옮기는 것이나 급수배관을 옮기는 것은 그나마 쉽지만, 배수배관은 아파트 특성상 아래층의 천장을 통해서 배수가 이루어지도록 설계가 되어있다. 그래서 배수구 위치를 바꾸려면 아래층의 천장을 통해야만 공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공사다.

이렇듯 주어진 조건 하에 주방설계를 몇 가지씩 한다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닌 것이다.

고객과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는 주방설계를 검토하던 과정에 필자가 아일랜드 주방을 제안하면서 아일랜드 주방에 레인지를 옮기자는 쪽으로 협의를 하게 되었다.

가스레인지가 아닌 인덕션레인지를 사용하기에 가능한 설계지만, 후드를 옮기는 것이 걸림돌이 되었다.

모든 주방에 설치되고 있는 '후드(HOOD)'.

흔히 후황, 환풍기, 배기구 등으로 잘못 불리고 있는 레인지 후드(줄여서 후드)는 가스레인지나 전기레인지 등의 조리기구 위에 설치되어 있는 주방의 환기장치다. 환경부에서 발간한 '주택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한 매뉴얼'에서도 주방의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해 후드 사용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주방가전인 후드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후드는 주방 조리기구 위에 설치된 환기장치이자 주방 가전제품이다. 후드 내부에 설치된 팬모터가 작동하여 유해가스와 요리 미세먼지, 냄새 등을 집 밖으로 배출하는 가전제품으로 주방가구의 일부가 아니라 독립된 주방 환기 가전제품이다. 팬모터가 작동하여 유해가스 등을 배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수록 배출에는 유리하나 소음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성능에 저소음의 제품을 만드는 게 기술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주방의 경우 상부장의 사이즈로 인해 대부분의 후드가 가로 60㎝와 90㎝ 두 가지 사이즈로 생산되고 있으며, 간혹 건설사와 주방가구 회사의 디자인 차별화를 위한 요청에 따라 80㎝나 85㎝의 비규격 제품들도 판매되고 있다.

주방가구(싱크대)의 상부장에 부착된 형태가 일반적이다.

후드의 배기배관의 관경은 100㎜가 가장 일반적으로 시공되고 있다.

강력한 팬모터에 의해 배출되는 공기는 배관의 굵기나 배관의 길이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특히 외부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배관이 많이 꺾일수록 강력한 배출에 의한 소음은 더 심하게 날 수밖에 없다.

아일랜드로 전기레인지를 옮기는 순간 배기배관의 길이도 길어지고, 배관도 꺾어서 시공되어야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아일랜드용 후드의 배기관경이 125㎜인 것이다.

대부분의 후드 배기배관의 관경은 100㎜인데 예전의 아파트 천장 속은 약 5~8㎝ 정도의 공간만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배기관경을 쓰더라도 배관이 일부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일랜드용 후드는 125㎜ 배관을 쓰도록 제작이 되어서 100㎜ 배관은 사용할 수 없지만, 125㎜ 배출구와 100㎜ 배관을 조인시켜주는 커넥터를 사용하더라도 배관이 노출이 된다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후드 배관 때문에 주방 천장을 낮춘다는 것은 결코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

필자가 찾아낸 방법은 탄소필터를 사용하는 아일랜드용 후드다.

탄소필터를 사용하면 유해가스나 미세먼지 등을 자체적으로 정화시켜 순환하는 방식이므로 배기배관이 필요 없기 때문에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탄소필터를 적용한 아일랜드용 후드의 가격이 최소 100만원을 넘는 고가의 제품이었지만 고객의 결심으로 시공할 수 있었다.

아파트 리모델링이었지만 마치 새집을 짓는 듯한 많은 검토와 조사, 설계를 거친 치열한 머리싸움의 결과물에 고객이 만족할 때의 성취감은 정말 기분 좋게 한다.

한때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원인이라는 오명을 쓰면서 레인지 후드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고, 후드 제조사도 다양한 기능을 가진 후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공기청정 기능을 가진 후드부터 최근에는 오븐과 결합한 오븐업 후드(OVEN UP HOOD)까지 개발이 되었다.

다양한 후드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뒤로 미루고, 후드의 중요한 기능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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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수 본 건축 디자인 대표

우리 가족이 머무는 집, 우리 가족의 생활공간인 집 안에서 가장 많은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곳이 주방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주방은 요리를 하면서 발생하는 요리 미세먼지와 연소가스가 불완전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유해가스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곳이다. 따라서 어느 공간보다 주방의 환기가 중요한데, 이 환기를 담당하는 것이 바로 후드다.

주방가전 업체 '하츠'에서는 요리할 때 발생하는 대표적인 유해물질인 일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미세먼지(PM-10) 세 가지 유해물질에 대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창문을 연 자연환기보다 '후드'를 통한 강제환기가 더 효과적인 것을 알아냈다. 요즘처럼 중국발 미세먼지나 황사 등으로 공기가 오염된 상황에서 창문을 연 자연환기는 유해물질을 실내로 유입하게 되는 것이며, 후드를 통한 강제환기보다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요리 미세먼지의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바로 후드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요리 시 발생하는 다양한 유해물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환기하는 방법은 요리를 할 때마다 후드를 켜는 방법이다. 후드는 요리를 할 때 반드시 켜야 하며, 요리 후에도 남아있는 유해물질을 환기하기 위해 5~10분 정도 더 작동해야 효과적으로 환기할 수 있다.

후드를 잘 사용하여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주부가 되어보면 어떨까.

배인수 본 건축 디자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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