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도 이런 기업이 .9] 경영텍스...원단납품값 대신 완성의류 받아 판매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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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9   |  발행일 2021-04-29 제13면   |  수정 2021-04-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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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규 경영텍스 대표가 의류 브랜드에 납품할 지역 생산 원단들을 살펴보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지역에서 생산한 원단을 의류업체에 납품한 뒤 원단값 대신 의류를 받는 방식으로 국내 유명 브랜드 의류를 생산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기업이 대구에 있다. 대구 달서구 갈산동에 위치한 '경영텍스'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이 같은 물물교환(物物交換) 방식을 고수하며 지역 원단 소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의류 브랜드와 공동 판매 사업을 구상하는 등 경쟁보단 공생에 더욱 높은 가치를 부여 중인 경영텍스에 대해 알아봤다.


17년째 '물물교환' 경영방식 고집
국내 유명브랜드 옷 원가 이하 공급
지역업체 생산 원단 소비에도 기여

창고형 아웃렛 케이와이어패럴 운영
정장·등산·골프웨어 등 70만점 갖춰
전국의 단골고객만 1만2천명 달해
제직→유통기업 탈바꿈 '성장가도'


◆중국산 원단에 밀려 고심 끝 사업구조 변경

경영텍스가 운영하는 창고형 의류 아웃렛 케이와이(KY)어패럴 매장에는 대중에게 익숙한 국내 유명 브랜드 의류들이 원가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2천644㎡(800평) 규모로 조성된 1층 매장에는 정장, 골프웨어, 등산복 등 70여만점의 의류가 가격대별로 깔끔히 분류돼 있었다. 지난 26일 방문한 이 매장에선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소비자들의 보물찾기(?)가 한창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김모(여·서울)씨는 "지인의 소개로 매장을 방문했는데 가격이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이라 만족스러워 봄·여름 의류 위주로 여러 벌 샀다"며 "입어보고 만족도가 높으면 올가을에 재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저렴한 가격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경영텍스는 현재 1만2천여명의 단골을 보유한 아웃렛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영텍스는 신제품이 들어올 때마다 단골 손님에게 문자나 SNS로 안내하는 방식으로 매년 조금씩 사세를 키워나가고 있다.

평범한 원단 제직 공장에 불과했던 경영텍스가 아웃렛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역 섬유 산업에 팽배한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저가 공세로 밀어붙이는 중국의 등쌀에 지역 원단이 적절한 대우를 받기 어려워지면서 경영텍스는 고심 끝에 사업구조를 전환했다. 이명규 경영텍스 대표는 "경쟁이 과열된 이후 원단을 납품해도 제값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고 일부 업체들은 대금 입금을 차일피일 미루기까지 했다"라며 "원단 가격을 뜯기는 것보다 옷이라도 받아 파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하나둘씩 옷을 받기 시작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구조를 전환하며 사업 역량을 키워오던 경영텍스는 2014년 마침내 의류 아웃렛 케이와이어패럴을 개설하게 된다. 제조기업에서 유통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경영텍스가 직접 관리하는 공장형 아웃렛 케이와이어패럴은 독특한 운영 콘셉트로 개설 1년 만에 KBS·채널A 등 국내 다수 방송사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역 섬유기업과 공생

경영텍스의 회사 운영 모멘텀은 '공생(共生)'이다. 경영텍스는 대구염색산단 입주업체 등 지역 20여개 기업에서 생산한 원단을 수주해 의류 브랜드에 납품하는 등 지역 원단 소비에 이바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의류 브랜드와 공동 판매사업을 구상하며 함께 잘 살아가는 경영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날 매장에 방문한 주재훈 제이투엠네트웍스 대표는 "공동 판매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며 "제조부터 유통 소매까지 모든 영역에서 경험이 풍부한 경영텍스와 협업하면 더욱 시너지효과가 발휘될 거 같다"고 웃어 보였다.

경영텍스는 지역업체들과 의기투합해 올해 하반기 내 홈쇼핑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경영텍스는 1층 매장 일부를 할애하여 성서산단 인근 근로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작은 카페를 개설하고 매장에 3년 이상 방치된 의류 중 일부를 소외 계층에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명규 경영텍스 대표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결코 나 혼자만 잘살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지역 업체와 소비자, 주민 등 모두가 함께 잘살아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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