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메일] 아는 것이 힘이다

  • 김희국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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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0   |  발행일 2021-05-10 제25면   |  수정 2021-05-1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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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국 국회의원 (국민의힘)

"국민 대다수가 지키지 못할 일은 법으로 만들지 말라." 유대인을 키운 탈무드에 나오는 가르침이다. 나는 이 교훈을 패러디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법으로 만들지 말라"라고 말하고 싶다. 가덕도공항특별법 이야기다.

가덕도공항특별법은 지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그리고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표현대로라면 "재미 좀 볼 것 같다(충청도에 수도 이전건설을 약속하고 선거에 이긴 일을 두고 말한 것)"는 생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당시 이낙연 대표가 밀어붙였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게도 잃고 구럭도 잃을 지경"인 것 같다. 일반 국민은 물론 부산시민도 과반이 이 법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니 재미 좀 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실제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정부와 여당은 전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처음부터 필자는 가덕도신공항은 재미는커녕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에게도 수차례 말했다. 공개적으로도 여러 번 반대했지만 결국 엎질러진 물이 되었다.

과연 우리나라 주요 항공사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에 기항(비행기가 오고 감)하는 2개의 국제공항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이는 1990년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소위 "TWO PORT SYSTEM"이란 이상한 용어를 만들어서 추진한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개발사업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세계적인 해운회사들은 '1국 1항만 체제'로 운영한다는 사실은 이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인지했어야 했다. 화물이 무제한으로 많다면야 '1국 2항제'로도 운영할 수 있겠지만, 초고가인 대형선박은 한 개 선사(船社)가 한 나라에 하나의 항만을 선호한다. 이런 시장 법칙은 어떤 정부나 국가도 바꾸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사업을 강행한 결과 예산 낭비 등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알았지만 선거나 정치를 위해 강행했을 수도 있겠다). 항공사나 공항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를 국민 대다수는 몰라도 된다고 하더라도, 정책을 입안하는 고위직이나 도지사와 시장, 그리고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과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인들이 모른다면 그것은 국가적 재앙이다.

지난 10년 넘게 많은 전문가들이 조사·분석한 결과, 가덕도공항 건설은 지역 간 이해관계가 아닌, 순수한 공항 건설과 운영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여당은 물론 야당마저 선거를 이유로 막무가내로 법을 통과시켰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은 국토부에다 대고 "국회가 법을 만들면 시행해라" "국토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직무유기 운운은 나중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사전 공작이다"는 등의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역사교과서 사건, 대통령선거 관련 댓글 사건, 최근엔 원전폐기 문제 등과 관련해 결정하는 사람과 책임지는 사람이 다른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여당과 국토부는 지난 3월말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일방적으로 폐기했다. 사전타당성 조사를 내년 3월까지 시간을 정해 마친다고 한다. 한 가지만 말해주고 싶다. "세상에는 하기 싫어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도 있고, 하고 싶어도 결코 하지 말아야 하는 일도 많다"고. 가덕도공항 건설이 어디에 속하는지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그래서 "아는 것이 힘"이다.
김희국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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