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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애인들의 편안한 모습에 놀랐어요"

  • 조경희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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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05   |  발행일 2021-05-12 제12면   |  수정 2021-05-11 15:49
사회서비스원
지난달 20일 대구 북구 장애인주간 보호센터에서 이 시설 이용자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이곳은 장애인들이 와서 재미있게 놀다 가는 곳이에요. 저도 장애인과 함께 아주 잘 놀고 있어요."
대구시 사회서비스원 북구장애인주간보호센터의 박영선 시설장은 매일 아침 한 명 한 명 안아주며 시설 이용자들을 맞이한다. 마음으로 다가가야 장애인도 마음으로 다가온다는 이유에서다.

사회복지사로 일한 지 20년째 접어든 박 시설장은 말도 잘 못 알아듣고 덩치까지 큰 장애인을 이해하고 받아주려면 사회복지사의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이 학교 가기 싫은 것처럼 이용자도 시설에 오는 걸 싫어할 수 있다"며 "장애인이라고 모르는 것 아니다. 선생님이 (자신을)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 화가 난 건지 다 안다. 보살피는 선생님이 온화하고 친절하면 폭력적이었던 이용자도 변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장애인 중 일부는 난폭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신참 사회복지사라면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다. 박 시설장은 "장애인의 눈빛을 보면 난폭한 행동을 하려는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며 "부드럽게 대해주면 금방 돌아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노하우도 공개했다. 그는 "난폭한 행동을 하는 경우에도 계속 난폭하지는 않다"며 "그럴 땐 '왜 자꾸 화가 나는 거야. 니가 더 힘들잖아. 어서 돌아와. 힘 빼'라며 등을 토닥이거나 같이 끌어안고 있으면 괜찮아진다"고 했다. 마음으로 다가가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스킨십이 중요하다는 것. 실제 그는 결혼 후 만삭의 몸으로도 출근하는가 하면 부른 배로 복지관 어르신과 목욕탕에 가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시설 이용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도 순조롭게 끝났다. 지난달 20일 북구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선 북구지역 장애인시설로는 처음으로 백신 예방접종이 있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언론보도가 쏟아진 데다 접종자 대부분이 장애인인 탓에 센터 및 보건소 직원은 평소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미리 작성한 예진표와 신분증을 지참한 장애인들은 차분하게 접종 순서를 기다렸다. 알레르기 병력이 있거나 항응고제(아스피린 오파린)를 복용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먼저 접종을 마쳤다. 접종자들은 바로 귀가하지 않고 이상 반응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대기했다. 마침내 마지막 대기자가 별 이상 없이 센터를 떠나자 센터에는 안도의 한숨이 쏟아졌다.

보건소 측은 이곳 이용자 중 일부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점, 또 일부는 낯선 환경을 경계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 '방문접종'을 택했다고 밝혔다. 보건소 한 직원은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 때문에 걱정했는데, 장애인 모두 편안한 모습이어서 오히려 놀랐다"고 했다.


글·사진=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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