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혁명 ETF] 프롤로그 - 미국 최초의 레버리지 ETF를 만들다

  • 이태용 웨이브릿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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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0 17:35   |  수정 2021-06-16 13:37

ETF 투자하고 계신 분들 많으시죠. 실제 투자는 하지 않더라도 여러 매체를 통해 ETF 투자상품에 대해 듣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ETF는 'Exchange Traded Fund'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을 말합니다.

 

가히 ETF의 전성시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듯하네요. 약 9천 종의 다양한 ETF가 전 세계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고, 이에 투자된 금액은 9천조 원이 넘었습니다. 한국의 ETF시장 역시 53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다양한 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장을 가능하게 한 기본적인 요인은 ETF가 제공하는 장점이겠죠. 다양한 투자자산(주식, 채권, 커머더티 등)을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다는 점, 일반 펀드 대비 상대적으로 운용수수료가 낮다는 점 등.

 

저는 이렇게도 정의해 봅니다. '투자자 친화적이며 투자의 민주화를 이루게 한 혁신상품’이라고.


지난 25년간 ETF의 지속적인 진화는 이전까지 자산가에게만 제공되던 ‘복잡하고 세련된’ 투자전략도 ETF로 만들어 누구나 저렴하고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기여했습니다.


저는 미국 최초의 레버리지 ETF인 ‘프로쉐어즈(ProShares)’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해 뒷이야기를 조금 나눌까 합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저는 짧은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26세에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인생 첫 해외경험으로, 개인적으로는 큰 모험이었습니다. 그럭저럭 MBA과정을 마쳤고, 시카고에 위치한 NFA라는 기관에 취직을 했습니다. 

 

NFA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투자회사를 감독, 규제하는 CFTC (파생상품업계의 미국 연방감독기구) 산하기관입니다. 여기서 수년간 미국의 파생시장과 투자기관을 접하면서 귀한 경험을 했고, 1999년 메릴랜드주의 신생 뮤추얼펀드 회사에 주니어 펀드매니저로 이직했습니다.


2000년 어느 날이었습니다. 미국인 CEO가 저를 사무실로 부르더니 “우리가 운용하는 레버리지, 인버스 뮤추얼펀드를 ETF로 만드는 작업을 해보지”라고 지시하더군요. 솔직히 그땐 ETF가 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후 약 2년간 워싱턴DC, 뉴욕 등을 수없이 오가며 월스트리트의 트레이더들과 끝이 없을 것 같은 논의를 반복했습니다. 때로는 읍소하고, 때로는 위협하면서 말이죠.  

 

존재하지 않던 상품을 새로 만드는 설계과정은 복잡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직접 미국 특허청에 신청해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믿음에는 반드시 보답한다'를 꼽곤 하는데, 이때의 제가 그랬습니다. 지금도 가끔 '왜 내게 그 프로젝트를 지시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곤 하는데, '무거운 임무를 맡겨준 상사의 믿음에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사명감이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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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년여의 과정을 거쳐 2006년 6월 미국 최초의 레버리지, 인버스 ETF인 '프로쉐어즈'를 성공적으로 출시했고, 저는 미국 증권거래소의 오프닝벨 타종을 하는<사진> 영광을 얻기도 했습니다. 

  

프로쉐어즈는 이제 60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중견 ETF운용사로 성장했고, 초기 성장의 9년을 함께했던 경험은 제 인생의 가장 즐거운 추억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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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25년여의 글로벌 투자업계 경력 상당부분을 ETF상품 개발 및 운용, 그리고 비즈니스 개발에 헌신했던 저는 이 상품이 제공하는 다양한 투자매력을 경험했고, 실제 저의 개인 자산관리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코너를 통해 '20세기 최고의 투자혁명' 중 하나라는 명성을 얻은 ETF에 대해 즐겁게 대화해 보고자 합니다.  

이태용 웨이브릿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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