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더 짙어지는 고령화의 그늘 .1] 대구경북 홀몸노인 20만 가구...경제·사회적 고립 우려

  • 정우태,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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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6  |  수정 2021-06-29 11:30  |  발행일 2021-05-26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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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사랑해 밥차'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배식받고 있다. 사랑해 밥차 관계자는 이날 무료급식을 먹기 위해 찾은 어르신을 약 1천명으로 추산했다. 〈영남일보 DB〉

불과 20년 후 한국사회는 노인들로 넘쳐날 것으로 예측된다. 유년인구는 줄고 고령인구는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내·외국인 인구전망 2017~2040년'에 따르면 2040년 한국 총인구는 5천86만명에 이른다. 특히 고령인구 비율은 34.3%로 2020년 기준 16.1%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3명 중 1명은 고령층이 되는 셈이다. 고령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령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인생의 '제2막'을 새롭게 시작하고 경제적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예비은퇴자 절반 '인생 2막 준비' 고민
노후준비교육 경험자는 14%에 머물러

베이비붐 세대, 학력 높고 능력도 갖춰
단기 일자리보다 임금 등 개선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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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 중 고령층 비율 높아

고령화 사회 진입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30년 안에 노인인구 비율이 제일 높은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고령층 빈곤율도 가장 높다는 점이다. 노년인구 대부분이 경제적 활동을 지속하지 못하는 데다 노후자금도 충분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011년 이후 최근 10여년간 OECD 회원국을 대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3.4%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23.1%), 일본(19.6%)과 비교했을 때 큰 폭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평균(14.8%)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또 2019년 기준 전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운데 고령층이 35.2%로 가장 많다. 2015년 처음으로 30%를 넘은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구는 33.2%, 경북은 36.9%로 역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부문 노인일자리의 영향으로 취업률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일시적인 대책이라고 지적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매우 곤궁하고, 고령화 속도도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빨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공공일자리는 근원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예비 고령층 절반 "인생 이모작 준비"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기존 고령층의 경우 은퇴 후 연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예비 은퇴자들 가운데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중장년층 대다수는 경제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고령층에 순차적으로 진입하는 향후 10년이 인구구조 개편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산업화를 주도한 세대이자 인구 규모도 큰 만큼 이들의 은퇴가 미칠 사회·경제적 파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신중년의 경제활동 실태와 향후 과제' 보고서를 보면 50~60대 대상자 59.9%는 70세 이후에도 계속해서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경제적 요인을 58.1%로 가장 많이 꼽았다. 정년퇴직을 앞둔 박모(64)씨는 "노후준비가 부족해 경제 활동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또 일을 한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추세라면 은퇴 후에도 30년 이상을 보내야 하는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예비은퇴자 절반은 '인생 이모작'을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북연구원이 55~64세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2의 일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55.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은퇴예상 연령은 평균 67.8세다. 노년기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은 반면 준비는 미흡한 상황이었다. '노후준비교육을 경험한 적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85.9%에 이른다.

대구경북연구원은 △노후준비교육 지원체계 강화 △일자리 창출 △사회참여 및 사회공헌활동 활성화 △전담인력 확충 등 지원 인프라 구축 △유관기관 간 네트워크 형성 등 총 5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대구경북연구원 박은희 연구위원은 "고령층, 예비고령층을 취약계층이 아닌 일반계층으로 보고 확대된 보편적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들을 정책의 수혜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 성장 동력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고령층 '1인 가구' 증가세

혼자서 삶을 영위하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고령층 1인 가구 역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간한 '2020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15년 27.2%였던 1인 가구 비율은 2019년 기준 30.2%로 올라섰다. 10가구 중 3가구는 가족이 없이 혼자서 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또 지난해 기준 경북 고령층 1인 가구는 12만9천546가구였다. 2000년 6만6천405가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구는 2만1천471가구에서 7만8천411가구로 늘어 3배 이상 늘어났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최근 대구지역 1인 가구 주요 현황 및 특징' 보고서를 통해 "대구는 20~30대 청년층 1인 가구 비중은 타 지역에 비해 낮은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은 높은 편"이라며 "고용률이 낮고 경제기반이 불안정적인 고령층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은희 연구위원은 "노년 세대에 대한 가치관을 전환해야 한다. 이전에는 65세 이상은 생산활동을 하지 않는 세대로 봤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학력도 높고 능력도 갖추고 있다. 자신의 경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다면 좋은 인적자원이 될 수 있다"라면서 "가족에 대한 가치관도 바뀌었다. 자녀들에게 자산을 물려주고 부양을 받는 것이 아닌, 어르신 스스로 삶을 책임지는 구조가 돼야 한다.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보다 사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진숙 대구대 교수(사회복지과)는 "기본적으로 안정적 소득·자산이 기반이 돼야 어르신들도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단기간 일자리 대책보다 근로 환경, 임금 수준 등에 대한 개선도 고민을 해야 한다. 빈곤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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