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월 사퇴한 지 4개월만인 어제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윤 전 총장은 "부패·무능 세력의 집권연장과 국민약탈을 막는 데 힘을 모아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또 "국민의힘과 정치철학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입당에 문을 잠그진 않았다. 하루 앞서 28일에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사퇴했다. 그 역시 대선 출마 여지를 남겼다.
부정부패 척결을 담당했던 사정기관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퇴한 뒤 대선에 뛰어드는 초유의 상황이 빚어졌다. 최 전 원장은 임기 4년 가운데 7개월을, 윤 전 총장도 임기 2년 중 4개월 각각 남긴 상태에서 직(職)을 버렸다. 사정기관장 임기를 보장한 것은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지 말고 정의를 구현하라는 취지에서다. 이런 불행한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정부여당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고, "살아있는 권력 등 누구라도 성역 없이 처리하라"고 격려하지 않았는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투옥하고 ‘사법농단 수사’로 현 정권 지지층으로부터 추앙받던 윤 전 총장이 청와대 등 권력형 비리 수사에 칼을 들이대면서 척을 졌다. ‘미담 제조기’로 칭송받던 최 전 원장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역적이 됐다. 두 기관장은 억하심정에서 대선에 직행하는 것 아니겠는가. 여당이 두 전직 사정기관장의 행태에 대해 앙앙불락(怏怏不樂)할수록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러나 정치적 중립이 요체인 사정기관장들이 사퇴 후 대선으로 직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사정기관장이란 직책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나쁜 선례다. 자중자애하는 게 마땅했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이다. 이제 국민의 평가를 기다릴 뿐이다. 대선 출마 명분과 국정운영 철학을 명확히 밝히고 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차제에 사정기관장의 정치권 진출의 제한을 강화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사정기관의 중립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민주적 시스템이 무너진다.
부정부패 척결을 담당했던 사정기관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퇴한 뒤 대선에 뛰어드는 초유의 상황이 빚어졌다. 최 전 원장은 임기 4년 가운데 7개월을, 윤 전 총장도 임기 2년 중 4개월 각각 남긴 상태에서 직(職)을 버렸다. 사정기관장 임기를 보장한 것은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지 말고 정의를 구현하라는 취지에서다. 이런 불행한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정부여당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고, "살아있는 권력 등 누구라도 성역 없이 처리하라"고 격려하지 않았는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투옥하고 ‘사법농단 수사’로 현 정권 지지층으로부터 추앙받던 윤 전 총장이 청와대 등 권력형 비리 수사에 칼을 들이대면서 척을 졌다. ‘미담 제조기’로 칭송받던 최 전 원장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역적이 됐다. 두 기관장은 억하심정에서 대선에 직행하는 것 아니겠는가. 여당이 두 전직 사정기관장의 행태에 대해 앙앙불락(怏怏不樂)할수록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러나 정치적 중립이 요체인 사정기관장들이 사퇴 후 대선으로 직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사정기관장이란 직책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나쁜 선례다. 자중자애하는 게 마땅했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이다. 이제 국민의 평가를 기다릴 뿐이다. 대선 출마 명분과 국정운영 철학을 명확히 밝히고 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차제에 사정기관장의 정치권 진출의 제한을 강화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사정기관의 중립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민주적 시스템이 무너진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