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윤석열과 최재형, 제3지대 후보단일화론

  • 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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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30   |  발행일 2021-06-30 제26면   |  수정 2021-06-30 07:15
윤석열 최재형 안철수까지

후보단일화 땐 흡인력 폭발

제3지대 성공한 적이 없고

정치력 검증되지 않아 한계

신망성 갖춘 중진·참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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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최재형 감사원장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지난 28일 출근길 복장이 의미심장했다. 파란색 양복에 빨간 줄무늬가 있는 넥타이를 맸다. 마스크 한쪽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었다. 그동안 간접 전언으로 전해졌지만 분명한 대선출마 의지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근 산책길 등에서 천안함이 그려진 모자를 쓰고 다니고 천안함 생존 장병 출신을 만나기도 했다. 어제는 대선출마 선언을 했다.

이들 두 사람 모두 보수층이 중시하는 국가안보관을 보여줌으로써 야권의 대선후보로 나설 것임을 확실히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야당 지지도가 여당을 압도하고 윤석열 전 총장은 선두를, 최 전 원장은 본인이 정치 발언과 행보를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최근 대선주자군에 포함돼 단숨에 지지율 3~5%를 기록했다.

최 전 원장이 눈길을 끈 것은 보수야권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윤 전 총장의 대항마 내지는 대체가능 인물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 위법성에 대해 검찰고발까지 강행함으로써 당시 관계장관은 물론 자신을 임명한 문 대통령이 사임 후 형사처벌될 수 있는 근거까지 만들어 두었다.

청와대 추천의 차관급 감사위원(현 김오수 검찰총장)을 두 차례나 거부해 관철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여권 스스로도 인정했듯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사회적 의무, 희생) 등 미담만 나오는 인물이다. 윤 전 총장과는 달리 지난 탄핵 정국에서도 자유롭다. 그래서 보수층에서 줄곧 나라를 위해 나서 달라 호소했고 근래 본인이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 두 사람은 문 정권의 탈법성과 이념성, 위선과 무능에 대해 최고 실세들에 직접 항거하는 정의롭고 굳센 자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같다.

국정운영 능력의 면에서는 윤 전 총장은 검찰에 대한 외압에 저항한 일선의 법치·정의 수호 차원의 항거였고, 최 전 원장은 정권 핵심정책들의 위헌성·위법성을 바로 잡는 광의의 국정 바로잡기 차원의 행보였다. 사안의 휘발성상 윤 전 총장이 눈길을 많이 받았지만 국정면에선 최 전 원장이 우위이다.

그러나 당장은 윤 전 총장의 지지도가 높다. 지역과 세대에서도 폭이 넓다. 최 전 원장은 보수층 전체에 강점이 분명하고 확장 가능성도 안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 나오는 얘기가 안철수 대표까지 포함한 제3지대 야권후보 단일화면 금상첨화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마지막 단일화 대상이다. 정권견제 기능보다는 여당과의 정치 기득권 독과점에만 안주하기 때문이다. 대선주자군의 지지도도 안 나온다.

문제는 한국 정치사에서 제3지대가 성공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금은 야당이 투쟁성과 신뢰를 상실해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소지와 함께 이들 세 사람의 국민 지지도와 신뢰감을 보면 제3지대 후보단일화에 나서기만 한다면 폭발적인 흡인력을 가질 가능성은 크다. 함께 대선정국을 리드하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최종 후보의 장점으로 가져갈 수 있다.

한계라면 이를 운용할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정치력과 신망성을 겸비한 중진 내지는 참모들이 정말 요긴하다. 국민과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정권교체의 필요성은 물론 숙원인 정치개혁도 자동으로 따르기 때문이다.
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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