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섬유 연구기관 '휘청'] 패션硏 급여지급 중단…다이텍·섬개硏 '원장 선임' 난항…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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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06 07:23  |  수정 2021-07-23 14:22  |  발행일 2021-07-06 제13면
3곳 핵심 인사 참여 '섬유패션발전協' 구성…기관 통폐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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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만성적인 재정적자로 급여 지급을 전면 중단하는 등 최근 대구지역 3개 섬유 관련 연구기관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대구 동구 봉무동에 위치한 패션산업연구원. 영남일보 DB

대구에 위치한 섬유 관련 연구기관 3곳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만성적인 재정적자로 급여 지급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고,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다이텍연구원은 이사회와의 마찰로 신임 원장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각에선 역할의 중복성을 띠는 연구기관들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패션산업연구원은 5일 재정 악화로 6월 급여 지급이 전면 중단되면서 기관 운영에 막대한 위기가 닥쳤다는 내용의 노사 공동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에 따르면 패션연은 재정 악화로 7월부터 국세와 재산세를 미납하고, 8월에는 4대 보험료와 전기료 납부가 어려워지면서 단전 및 통장 압류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것.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운영비 지원이 끊긴 2018년 이후 적자 운영을 이어오던 패션연은 올해부터 직원들의 급여를 본봉의 80%를 지급했지만 운영 자금이 바닥 나면서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 됐다. 그 사이 무급휴직과 희망 퇴직자가 쇄도하면서 현재 직원 수는 정원(65명)의 절반인 32명만 남았다.

패션연은 성명서를 통해 운영비 확보가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자체 고통 분담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당연직 이사인 대구시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다이텍연구원은 신임 원장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섬개연 이사회는 경영 부진을 이유로 강혁기 원장을 해임했다. 우수한 재정자립도에도 해임안이 가결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이사회와의 불협화음을 이유로 꼽았다. 강 원장은 해임결의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강 원장의 항소로 현재 대구고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이텍연구원 또한 원장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다이텍연구원은 7일 신임 원장 재공모에 들어간다. 앞서 지난 3월 신임 원장 모집 절차를 진행한 다이텍연구원은 최진환 현 원장을 포함 3명의 최종 후보 명단을 이사회에 넘겼지만 승인이 불발됐다.

이처럼 섬유관련 연구기관들의 원장 관련 불협화음에 따른 운영 차질이 계속되자 지역 섬유패션업계를 중심으로 통폐합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지난달 24일 다이텍연구원과 섬유개발연구원, 패션산업연구원 원장 및 이사급 인사를 중심으로 '대구섬유패션발전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연구기관 활성화 대책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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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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