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에 칠성 개시장에 손님 몰려...동물보호단체 "개시장 철폐"

  • 박준상,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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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1 17:55  |  수정 2021-07-13 14:27  |  발행일 2021-07-12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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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을 맞은 11일 칠성개시장에서 정육점주들이 개고기를 팔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초복을 맞은 11일 정오 무렵 칠성 개시장. 개고기를 전시한 골목에 들어섰다. 업주들은 고기를 손질하고 손님을 맞느라 여념이 없었다.

'보신탕집' 손님은 대부분 어르신이다. 남모(75·대구 북구)씨는 "오래 전부터 개고기를 먹어왔기 때문에 정서적 거부감은 없다"며 "보양을 위해 식용개를 먹는다. 먹고 나면 몸이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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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을 맞은 11일 칠성시장의 한 보신탕집에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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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동물단체들이 칠성개시장 철폐와 개·고양이식용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수년 전부터 동물단체에서 칠성 개시장 철폐를 요구했지만, 업주들은 난색을 표했다. 당장 운영을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60대 업주는 "오랫동안 여기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가게를 접으라고 하면 우리는 어떻게 살란 말이냐"며 "소·돼지 등은 즐겨 찾으면서 식용개만 규제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했다.

현재 이곳에서 개고기를 취급하거나 개를 도살하는 점포는 열네 곳이다. 이 중 열 곳은 업종 전환에 동의한 상태다. 업종 전환에 동의한 한 업주는 "보상 등이 원만히 합의되면 업종을 변경할 계획이지만, 어떤 것으로 바꿀지 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업주들은 개고기를 먹는 문화를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72)는 "어르신들이 보신탕 먹는 것에 대해 청년들이 문화 차이 정도로 이해했으면 좋겠다"면서 "손님의 폭이 넓지 않고 찾는 이도 줄고 있다. 장사가 안돼 5년 내로 분명히 문 닫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동대구역 광장에서는 칠성 개시장 철폐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구동물보호연대·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 전국 50여 개 단체가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와 국회에 개·고양이식용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단체는 "인류의 대표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먹는 것은 야만행위"라며 "시민단체는 물론 업주들도 업종전환 등의 계획에 동의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결정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유기견보호소를 운영하는 배우 이용녀씨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하지 않는 것은 상식"이라며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개·고양이식용금지법을 꼭 대선 공약에 포함하길 바란다"고 외쳤다.

지난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두 차례에 걸쳐 개·고양이식용금지에 대한 청원이 등록했다. 두 청원 모두 약 21만 건의 동의를 얻었다. 당시 정부는 "이번 청원을 계기로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도록 축산법 관련 규정 정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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