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적외선 위장 전투복 개발 눈앞에 둔 경산 '삼일방직'

  • 오주석,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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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2 07:21  |  수정 2021-08-18 14:20  |  발행일 2021-07-22 제13면
면직물서 출발해 첨단섬유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
'난연 원사' 제작 국내 1위…'네번'이 대표상품
80여종 혼방섬유 다품종 소량생산...하이테크 스판 다이드 호평

삼일방직2
면직물 제작업체에서 첨단섬유 소재 회사로 거듭난 경산 삼일방직 1공장에서 직원이 생산된 아라미드 원사를 살펴보고 있다.

흰 목화솜(원면)을 꼬아 실을 뽑고 물을 들이는 작업인 '방직(紡織)'은 섬유산업의 시발점이자 첨단섬유 개발의 교두보와 같다. 평범한 실도 여러 단계의 혼방(混紡)을 거치면 기능성 첨단 섬유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삼일방직<주>은 면직물 제작업체에서 시작해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거쳐 첨단섬유 소재 회사로 거듭난 지역 중견 기업이다. 특히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브랜드 '네번(Nevurn)' 출시와 함께 다양한 혼방 소재를 개발해 국내 난연 원사 제작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섬유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일방직 본사를 찾아 생산 중인 첨단섬유의 특징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난연 핵심 소재 '아라미드' 원사 생산

지난 19일 방문한 삼일방직 1공장에서는 수백 대의 에어젯(Air-jet) 방적기가 쉴 새 없이 난연 원사를 뽑아내고 있었다. 공장 자동화율은 90% 수준으로, 직원들은 간간이 생산라인에 접근해 이상 유무만 점검하고 생산량을 확인했다.

이곳에서 생산 중인 노란색 아라미드 원사는 롤 형태로 감겨 일정한 속도로 완성됐다. 아라미드 원사는 삼일방직의 난연 브랜드 '네번'의 핵심 소재로, 산업안전복부터 자동차부품, 전자제품 제작에 주로 쓰인다.

김현수 삼일방직 연구소 팀장은 "강력한 난연성을 지닌 아라미드 원사는 마찰과 세탁 시 기능 손상이 발생하는 코팅 섬유와 달리 기능성을 반영구적으로 유지한다"며 "아라미드 원사를 비롯해 FR셀룰로즈, 모다크릴, 재생섬유 등을 혼방해 내열성과 탄력성을 지난 산업용 방적사를 생산 중"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방직회사였던 삼일방직이 첨단 섬유 소재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시설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0년 이후 총 1천억원을 투자해 노후 설비를 대체, 품질 및 생산량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또 철강·화학·물류 등 산업 현장에서 난연섬유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연매출 4%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입해 오늘날의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80여 종의 섬유를 혼방해 각 원사의 특성을 살린 최적의 원단을 다품종 소량 생산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산업용 난연복 브랜드 '네번'

삼일방직은 2011년 난연 브랜드 '네번' 출시 이후 산업용 섬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산업생활 환경·용도 등을 구분해 방호수준의 네번-D(Nevurn-D), 보호수준의 네번-P(Nevurn-P), 안전수준의 네번-S(Nevurn-S) 등을 출시해 난연 섬유 시장에서 인지도를 끌어 올렸다. 실제 네번의 매출은 점진적으로 상승해 2018년 53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6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연매출 1천억원대 기업인 삼일방직의 7%에 불과한 수치지만 앞으로 거는 기대는 그 이상이다.

지난달에는 네번-S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테크 스판-다이드 FR 섬유(High Tech Spun-dyed FR Fabric)'를 개발·출시해 업계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 제품은 강력한 난연성을 지닌 아라미드 원사에 부드러운 촉감이 강점인 셀룰로즈 섬유를 혼방한 소재로 기존 대비 우수한 내열성과 착용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인체 친화적이고 우수한 땀 흡수 성능을 갖춰 소방청 방염성능 기준을 100% 충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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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방직이 개발한 전차 승무원용 난연 전투복.

◆적외선 난연 전투복 원단 개발 눈앞

삼일방직은 군인용 전투복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전차 승무원용 난연 전투복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삼일방직은 3년간의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최초로 야간 위장성(NIR) 기능을 갖춘 적외선(IR) 난연 원단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 팀장은 "그동안 개발된 난연 전투복의 경우 주간 위장성은 뛰어나지만 방염소재의 한계로 인해 적외선 반사율 성능까지 갖추기 어려워 야간투시경 등 군사 장비에 특히 취약했다"며 "이번에 개발될 난연 위장무늬 피복은 영구난연 성능으로 인체를 보호하고 주야간 위장 기능과 우수한 흡습성을 갖추고 있어 군사작전에 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방직은 이외에도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나일론·면과 같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방적사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폐페트병을 활용한 리사이클 시장에서도 국내 선두 업체들과 협업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추진하고 있다.
글=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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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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