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스토리] 비틀즈 트리뷰트 밴드 '시틀즈' (1) 음악을 넘어 전설이 된 英밴드 '비틀즈'…해체 50년 후, 대구에서 결성한 트리뷰트 밴드가 그들과 '접선'을 꿈꾼다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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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3   |  발행일 2021-07-23 제33면   |  수정 2021-07-2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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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열린 비틀즈 사진전 포스터. 〈세종문화회관 제공〉

비틀즈(The Beatles)! 폴 매카트니·존 레논·조지 해리슨·링고 스타가 의기투합해 만든 영국 출신의 역사적인 록그룹이다. 문화 아이콘이 된 비틀즈, 그들은 해체되어도 그 영향력은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음악을 넘어 하나의 '종교'로 추앙받고 있다. '비틀즈 인문학'까지 탄생된다.

1964년 2월7일 뉴욕에 도착한 비틀즈. 음악 평론가들은 이날을 특히 주목한다. 영국의 팝(브리티시 팝)이 미국의 팝(재즈 앤 록 앤 롤)을 압도하게 되는 시발점이 됐다는 의미로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비틀즈와 밥 딜런은 환상적인 물물교환을 했다. 비틀즈는 전자기타, 밥 딜런은 마약을 소개한 것이다.

1960년 첫 앨범 'Please please me'을 낸 그들은 10년 뒤 그 유명한 마지막 곡 'Let it be'를 발표한다. 비틀즈 이별의 전주곡이었다. 음악적으로도 기질적으로도 안 맞았던 폴과 존, 둘의 골 깊은 불화는 결국 팀 해체로 이어진다. 1970년 4월10일 폴이 비장한 어조로 공식 해체를 선언한다.

비틀즈는 모두 12장의 앨범을 출시한다. 발표하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모두 260곡을 만들었다. 모든 곡이 '명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비틀즈는 물성이 다른 두 세계를 오르내려야만 했다. 공연장에선 연예인으로 전락했던 비틀즈, 녹음을 위해 스튜디오 안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었다. 당시 열악한 콘서트장 음향 시스템은 악몽이었다. 비명에 가까운 관중의 함성을 치고 나갈 수가 없었다. 모니터 스피커 사운드조차 들을 수가 없었다. 마네킹 같은 공연, '이건 음악 행위가 아니다'라고 탄식한다. 1966년 8월29일 샌프란시스코 캔들스틱 파크에서 열린 공연이 마지막이었다. 반전·반핵의 상징이었던 존은 1980년 12월8일 한 광팬에 의해 피살되고 조지는 2001년 11월 폐암으로 사망한다.

이후 비틀즈는 전설이 되어 세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비틀즈는 '사화산'이 아니었다. 그들은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표현처럼 하나의 '인류문화유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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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1970년 4월 해체됐지만 그 영향력은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1964년 한국 첫 록그룹으로 기록된 키보이스와 애드포, 둘 모두 비틀즈를 카피하며 그들의 명성을 역이용했다. 2000년 초 '디 애플즈(the Apples)'가 국내 첫 비틀즈 트리뷰트 밴드로 등장한다. 2008년 디 애플즈 멤버 김준홍이 독립해 '멘틀즈(Mentles)'를 만든다. 그리고 1년 전 대구에서도 트리뷰트 밴드가 결성된다. 바로 '시틀즈(Ceatles)'다. 지난달 대구 수성구 블루스 전문 라이브클럽(대표 오준승) 시카고 무대에서 밴드 결성 1주년 기념 공연을 했다. 서영교(조지 해리슨), 이준(폴 매카트니), 김준홍(존 레논), 박용환(링고 스타)가 오묘한 화음을 봄날 햇살처럼 뿌려대고 있다.

비틀즈 마케팅은 21세기에도 계속됐다. 1980년대는 비틀즈 CD가 포문을 연다. 1984년 '비틀즈 팬 클럽(BFC)'이 생기고 이걸 모태로 2004년 '네이버 한국 비틀즈 팬 카페'가 생겨난다. 이후 대구비틀즈모임도 생겨난다. 2013년 11월18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는 비틀즈 앨범 '온 에어 라이브 앳 더 비비시 볼륨 2(On Air Live At The BBC Volume 2)' 발매 기념 청음회가 열린다.

2014년 5월28일에는 폴 매카트니의 내한 공연이 있었다. 이와 관련 이기일 등 작가들이 2013년 서울 롯데백화점에서 비틀즈 작품전을 오픈한다.

존 레논이 착용했던 선글라스도 경매에서 고가에 팔렸다. 2019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존 레논의 선글라스가 13만7천500파운드(2억2천여만원)에 낙찰된 것. 이 선글라스는 둥근 금테에 연한 녹색 렌즈가 끼워진 형태로, 비틀즈의 운전기사 겸 수행비서인 앨런 헤링이 존한테 선물 받아 간직하던 것이다.

비틀즈를 흉내내는 국내 밴드도 줄을 잇는다. 1964년 한국 첫 록그룹으로 기록된 키보이스와 애드포, 둘 모두 비틀즈를 카피하며 그들의 명성을 역이용했다. 1965년 결성된 그룹사운드 '김치스'도 비틀즈 커버 밴드로 활동했다. 그런데 2018년 5월 키보이스 멤버 차도균이 이를 문제 삼아 김치스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

2000년 초 '디 애플즈(the Apples)'가 국내 첫 비틀즈 트리뷰트 밴드로 등장한다. 2000년 MBC 문화방송 시트콤 '세 친구'에서 정신과 의학 자문을 담당했던 표진인씨 때문에 이 밴드가 유명해지는데, 그는 이 밴드의 베이스 기타리스트 겸 보컬리스트. 이후 2008년 디 애플즈 멤버 김준홍이 독립해 '멘틀즈(Mentles)'를 만든다. 그리고 홍대 앞 20대 젊은 인디 뮤지션으로 구성된 '타틀즈(Tatles·리더 전상규)'도 태어난다.

그리고 1년 전 대구에서도 트리뷰트 밴드가 결성된다. 바로 '시틀즈(Ceatles)'다. 지난달 대구 수성구 블루스 전문 라이브클럽(대표 오준승) 시카고 무대에서 밴드 결성 1주년 기념 공연을 했다. 서영교(조지 해리슨·기타), 이준(폴 매카트니·베이스), 김준홍(존 레논·기타), 박용환(링고 스타·드럼)가 사이먼 가펑클 못지 않은 비틀즈만의 오묘한 화음을 봄날 햇살처럼 뿌려댔다.

글·사진=이춘호 음식·대중문화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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