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대구경북다움'으로 지역경쟁력 회복해야

  •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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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6   |  발행일 2021-08-06 제22면   |  수정 2021-08-06 07:07
역량·주제 제대로 파악 않고
시대 유행만 좇아가면 실패
지역에 대한 자부심 가지고
산학연관 유기적으로 협력
합당한 비전·전략 수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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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대구경북이 최근 많이 아팠다. 가뜩이나 과거 위상을 뒤로하고 서서히 생기를 잃어가는 와중에 코로나19 충격으로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다. 과거 대구경북의 위상(자부심·인재·산업·우직함·신뢰)이 그립다.

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메카, 2·28 민주운동의 발상지이자 대한민국 근대화의 심장부와 교육도시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산업측면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섬유도시로, 이후 자동차 부품산업도시로, 최근에는 미래형 자동차 선도도시로 변신 중이다. 경북은 불교·유교 등 문화유산의 보고로서 한국 정신문화의 근간이 된 선비정신의 발원지다. 산업측면에서는 세계적인 철강도시 포항, 우리나라 산업화의 상징이자 무역흑자의 90%를 담당하기도 했던 전자모바일도시 구미와 대학도시 경산 등이 있다.

하지만 추락하는 지표들로 인해 대구경북의 현실은 우울하다. 대구 인구는 2003년 253만여명에서 지난 7월 230만명대로, 경북 역시 272만여명에서 263만여명으로 떨어져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대학경쟁력도 경북대는 20위, 영남대는 30위 밖으로 그리고 한때 1위였던 포스텍도 매년 하락하고 있다. 지역총생산(GRDP)의 경우 대구는 1995년 3.75%로 9위에서 2019년 3.00%로 11위로, 경북은 6.43%로 4위에서 5.58%로 5위로 떨어졌다. 대구경북 모두 인재 유출→대학경쟁력 약화→경제위상 하락→일자리 감소→지역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 고리'에 빠져 '대구경북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심히 궁금하다.

물론 '명문 대학' '좋은 일자리' 등 수도권 집중 기회는 유례없는 '수도권 비대화'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 수도권 인구는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서면서 대부분의 지방이 비슷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수도권 집중현상은 우리나라만의 특수상황이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본의 경우 2020년 도쿄인구가 1천400만명을 넘어서면서 '도쿄 일극(一極) 집중' 현상이 심화해 오사카 등에서는 인구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실질적 수도인 텔아비브 도시권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 경제적인 중심지다. 다른 나라 수도권에 비해 비교적 집중도가 약하지만 베를린 역시 독일 내 다른 도시에 비해 5배 이상의 인구집중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 교토, 이스라엘 하이파, 독일 발도르프 등은 모두 작은 지방도시임에도 자부심과 주인의식이 강하다. 지방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세계적 기업(교세라, USB 메모리기업, SAP 등)과 명문 대학(교토대학, 테크니온 공대, 하이델베르크대학 등), 지방 정부가 유기적으로 연계·협력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기업들은 창업초기부터 수도권에 비해 시장논리가 작동하지 않는 지역시장, 즉 내수시장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글로벌 지향적이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

우리 대구경북이 수도권 집중을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며 체념한 채 지역의 역량이나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시대조류나 유행만 쫓아가는 '대구경북스러움'을 추구하다가는 실패한 지역으로 전락할 것이다.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고 살기 좋은 대구경북을 만드는 지름길은 교토, 하이파, 발도르프시처럼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기반으로 지역이 처한 상황과 역량 및 전통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합당한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여 제대로 된 산학연관협력, 글로벌 지향성으로 지역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전략, 즉 '대구경북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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