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연구원 이대로 문닫나] "대구 침장산업 무너진다" 관련업계 위기감 고조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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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6 07:05  |  수정 2021-08-09 16:09  |  발행일 2021-08-06 제1면
단전·압류 예고 통지 받아...이달 중 사실상 운영 마비 직면
연구원 살리기 위한 서명운동에 500여명 참가...정부·대구시 지원 요청

만성적인 재정 적자로 존폐 기로에 놓인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대구시 동구 봉무동)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전력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단전 및 압류 예고 통지를 받은 패션연은 사실상 이달 중 운영이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서명운동이 펼쳐지는 등 패션연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전개된 패션연 살리기 서명운동은 5일 현재 지역 침장업계를 비롯한 500여명의 봉제·패션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김모씨는 "과거에 비해 섬유인에 대한 지원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패션연의 기능 상실은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봉제·패션 인력 확보와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패션연의 운영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운영비 지원이 끊긴 2018년 이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패션연은 현재 4대 보험료와 전기료 납부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나빠졌다. 희망 퇴직자가 쇄도하면서 현재 직원 수는 정원(65명)의 절반인 31명만 남은 상태다. 패션연은 대구시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경욱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지부장은 "남아 있는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단전 및 압류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운영비 확보를 위해 대구시 및 산업부의 보조금 사업에 간접비를 편성해 줄 것을 건의했으나 아직 명쾌한 답변을 얻지 못해 답답할 뿐"이라고 한숨을 내 쉬었다.

송상열 한빛침장 상무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지역 침장산업을 키워 온 버팀목인데, 지금의 위기 상황을 보니 안타깝고 막막하다"며 "침장 등 봉제 업체를 위한 지원사업을 펼쳐온 패션연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육성한 대구의 침장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한빛침장은 패션연의 침장지원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풀뿌리사업(2018년), 생활용섬유지원사업(2019년), 작업환경개선(2020년) 등을 차례로 지원받아 사업 역량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매출이 연 6억원에서 30억원대로 성장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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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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