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외측 상과염…잦은 스마트폰 사용도 '테니스 엘보' 부른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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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7 07:46  |  수정 2021-08-17 07:55  |  발행일 2021-08-17 제17면
팔꿈치 힘줄에 염증이나 미세한 파열로 통증
환자 70% 직업 관련 업무·생활습관으로 발병
운동·물리치료·체외충격파·PRP 주사 등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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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모(44)씨는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집 밖으로 나가는 횟수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때마침 회사에서도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이런 환경 탓에 자연스럽게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회사 업무를 마쳐도 밖으로 나가는 것이 조심스러워 집 안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런 생활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증상이 심해지면서 온수 찜질과 파스 등을 사용했고, 증상이 개선된 듯했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최근 들어서는 세수를 하거나 밥을 먹는 일상생활마저 불편해졌다. 이에 병원을 찾은 결과 '테니스 엘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팔꿈치를 많이 쓰는 운동을 했다거나 최근 무거운 것을 많이 드는 등의 일을 했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최근 1년 동안 그럴 만한 운동을 한 적도, 그런 일을 한 적도 없는데 이런 진단이 나와 의아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자주 봐도 테니스 엘보 생길 수 있어

스마트폰을 자주 들여다보느라 팔꿈치를 많이 사용하는 이씨처럼 특별한 외상 없이도 팔꿈치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엘보가 원인일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엘보란 팔꿈치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질환으로 내측 또는 외측 상과염이 정확한 질환명이다. 주로 팔꿈치 근육이 시작되는 부위에 동통이나 압통이 생기는 증상을 보인다.

현재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는 '테니스·골프 엘보'는 팔꿈치를 손으로 만졌을 때 안과 바깥쪽으로 툭 튀어나온 뼈(상과)에 생기는 염증이다. 손과 손가락을 움직이는 특정 근육들이 상과에서 시작, 팔 아래로 이어져 있다. 상과와 붙어있는 힘줄에 염증이 생기거나 힘줄의 내부가 미세하게 파열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외측에, 골프 엘보는 팔꿈치 내측에 나타나는 통증으로 구별해 지칭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25세 이상의 나이에서 잘 발생하고 40대의 발병률이 가장 높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테니스 엘보라고 불리는 외측 상과염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일반인 100명 중 2~3명 정도가 병을 앓고 있다. 이름은 테니스 엘보지만 사실 환자 중 70%는 직업과 관련된 업무나 생활 습관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손목을 올리는 근육과 회전시키는 근육의 반복적인 과사용이 주된 원인이다. 다시 말해 격한 운동을 해야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평소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생기기도 한다는 의미다.

가장 흔한 증상은 팔꿈치 통증이다. 심해지면 손까지 통증이 내려갈 수 있다. 문고리를 돌리거나 열쇠를 돌릴 때, 주먹을 쥐거나 손목을 굽힐 때, 가방 같은 물건을 들어올리는 일상 동작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물건을 잡지 못할 정도로 힘이 빠져 간혹 중풍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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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우리들병원 박병원 진료원장
◆간단한 운동으로 팔꿈치 건강 챙기는 노력부터

병원의 도움을 받기 앞서 간단한 운동으로 팔꿈치 건강을 챙기려는 노력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평소 과도한 운동이나 움직임을 피하고 통증이 있을 땐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고, 이때 팔꿈치 관절을 편안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팔꿈치를 편 상태에서 앞으로 내밀고, 반대 손으로 손목을 잡아 위와 아래로 충분히 움직일 수 있게 스트레칭 한다. 또 벽을 옆에 두고 아픈 팔을 쭉 펴 벽에 갖다 댄 상태에서 상체를 반대쪽으로 서서히 돌려줬다 15초 정도 유지하고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런 방식으로 근육을 부드럽게 늘려주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이런 관리에도 통증이 갈수록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팔꿈치 통증은 팔꿈치 관절의 근육·인대 등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한 후 적절한 초기 관리를 통해 1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통증이 발생한 부위를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 상태가 악화되거나 만성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는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런 통증의 경우 단순 휴식과 안정만으로 없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휴식과 안정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초기 발견 시에는 운동치료, 물리치료, 체외 충격파, PRP 주사치료 등으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PRP 주사는 환자 자신의 말포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기로 분리된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을 환자에게 주입, 손상된 인대 재생과 회복, 통증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다. 자가혈을 이용해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거부 반응 없이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또 20~30분 내 시술로 입원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PRP 주사는 안정성과 유효성 평가를 거쳐 신의료기술로 등재돼 있다. 다만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 정식으로 허가한 혈액처리 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에서만 시행할 수 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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