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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 행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과 '가치 소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대체육(代替肉)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을 위한 목적이나 동물복지 등 일부 소비자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채식주의가 이 같은 트렌드 확산으로 일반인 또한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신규 식품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Vegan)' 식품을 넘어서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또한 유통가에서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잇따라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대체육 시장도 더욱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날로 커지는 대체육 시장
19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9년 5조2천500억원에서 2023년 6조7천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약 200억원 수준으로 아직 낮은 편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대체 단백질 식품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 시장은 2030년 전세계 육류 시장의 30%까지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에이티커니는 일반 육류 시장 점유율은 2030년까지 72%로 줄어들고, 2040년에는 전세계 소비 육류의 60%를 대체육이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선진국에서 대체육은 더 이상 특별한 식품이 아니다. 임파서블푸드, 비욘드미트 등 글로벌 기업에서 다양한 대체육 제품을 내놓으면서 일상적인 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체육 판매량은 2018년 이후부터 2020년까지 연간 30% 이상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국내 대체육 시장 200억 규모 성장
글로벌 시장은 2023년 6조원 전망
최태원 SK그룹 회장 개인 SNS엔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음식 업로드
발효단백질 아이스크림 맛 극찬도
신세계선 대체육 '베러미트' 론칭
스타벅스 샌드위치 속재료 등 활용
임파서블푸드에서는 콩을 주원료로 하는 패티를 생산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등이 투자를 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또한 비욘드미트는 맥도날드나 서브웨이 등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와 협업을 추진하며 제품을 알렸고, 지난해엔 연매출 약 4억700만 달러를 달성하기도 했다.
대체육 시장에는 식물성 원료로 만든 식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물 세포를 배양해 세포공학기술로 생산하는 인공고기인 '배양육' 또한 차세대 대체육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배양육은 일반 육류에 비해 토양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 물 소비량 등을 줄일 수 있으며 공장식 도축에 따른 비윤리성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 등을 구현하는 기술은 확보됐으나 아직까지는 가격 부담이 크고, 대량 생산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양육이 식품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개인 신념에 따라 사육·도축된 육류를 피하는 소비자와 세계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무슬림의 '할랄(Halal)' 시장을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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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푸드가 '베러미트(Better Meat)'를 통해 내놓은 돼지고기 대체육 슬라이스 햄 '콜드컷(Cold Cut)'으로 만든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 <신세계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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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리아에서 지난해 글로벌 식품 기업 네슬레 '스위트 어스'의 식물성 패티를 이용해 만든 신제품 '스위트 어스 어썸버거'. <롯데GRS 제공> |
◆국내 대기업, 대체육 시장 선점 경쟁
인식하고 있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흔하게 대체육을 접하고 있다. 바로 라면에 들어있는 건더기다. 1984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만 75억개에 달하는 짜파게티 건더기에 들어있는 고기는 콩고기다. 국민 1인당으로 따지면 145봉지를 끓여 먹었을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접했다. 다른 라면에서도 봉지 뒤편에 써져 있는 원재료명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두단백' 혹은 '콩단백' 등이 써져 있다면 이미 대체육을 소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 가장 먼저 대체육 제품을 선보인 기업은 동원 F&B다. 2018년 미국 비욘드미트와 공급 계약을 맺고 관련 제품을 국내에 들여왔다. 단순 콩고기를 넘어 진짜 고기 식감을 구현한 제품들이 시중에 알려졌고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또한 롯데는 2019년 자체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트 제로미트'를 출시했다. 너깃 등 4가지 제품 구성으로 선보였던 제로미트는 올해 상반기까지 12만개가 팔렸다. 또한 롯데는 롯데리아에서 식물성 대체육 패티가 들어간 '리아 미라클 버거'와 '스위트 어스 어썸버거'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고기와 아이스크림, 우유 등 대체식품 사진을 올리며 관련 시장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미국 발효 단백질 스타트업 퍼펙트데이 제품 아이스크림을 언급하며 "이 중 1등은 단연 발효단백질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고 멘트를 남겼다.
SK그룹은 이미 미국과 중국 대체식품 기업에 약 4천억원을 투자했으며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일 만큼 대체식품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이 언급한 퍼펙트데이에는 이미 지난해 540억원을 투자했으며, 대체육 뿐만 아니라 대체유제품 등 폭넓은 시각으로 관련 시장을 공략 중이다. 육류에 머무르지 않고 단백질이라는 한층 폭넓은 시각에서 대체식품 시장을 바라본 것이다.
신세계그룹 또한 대체육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부터 대체육 연구·개발에 돌입, 신세계푸드를 통해 최근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출시했다. 첫 제품은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Cold Cut·슬라이스 햄)'이다.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과 식물성 유지성분을 배합해 고기 감칠맛과 풍미를 더했다.
신세계푸드는 채식주의자 혹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고객들만을 위한 대체육이 아닌, 고기를 즐기는 이들 모두를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기보다 더 좋은 대체육으로 건강과 동물복지, 지구 환경 모두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계열사인 스타벅스를 통해서도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식물성 재료로만 맛을 낸 '헤이즐넛 브라우니' '밤콩달콩 두유 브레드'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 '플랜트 함박&파스타 밀 박스' 등 새로운 식물 기반 푸드 4종을 출시한 바 있다. 특히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대체육 햄인 콜드컷을 사용해 만든 샌드위치다.
국내 대체육 시장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농심은 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주>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낸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베지가든(Veggie Garden)'을 론칭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식물성 대체육은 물론 조리냉동식품과 즉석 간편식품, 소스 등을 내놨으며 특히 함께 선보인 식물성 치즈는 농심이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농심은 대체육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시장 성장세, 코로나19에 따른 안전한 먹거리 트렌드에 주목, 친환경 식품 문화에 더욱 매진할 전망이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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