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스토리-이춘호기자의 카페로드] 가창댐 갤러리카페 '동제미술관'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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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9   |  발행일 2021-10-29 제34면   |  수정 2021-10-29 08:42
■ '902번 지방도 따라 카페투어'
테라스에서 보이는 가창댐과 최정산…커피 생각 안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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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대구의 첫 탈도심 갤러리형 카페로 태어난 가창댐 상류 동제미술관 카페. 최근 화가 김길후의 작업실과 병행되며 그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 카페로 사랑을 받고 있다.

가창면사무소 앞에 도열한 모락모락 찐빵 거리. 그게 끝나는 가창댐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왼쪽에 빈티지 카페 '센스컵'이 보인다. 빨간 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가면 거울, 촛대, 초, 접시, 컵, 의자, 침대, 전등갓 등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유럽풍의 다양한 소품이 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혹은 '신데렐라·피터팬스러움'이 전해진다.

◆동제미술관 카페 & 파노라마 풍경

가창댐 상류에서 좌회전, 운흥사 계곡으로 향하면 초입에 스몰 웨딩으로 유명한 '스위치 온'이 나타난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커튼이 드리워져 있고 주말이면 가족과 친척 정도만 참석하는 쉼표가 있는 느긋하고 풍족하고 이야기가 푸짐해지는 야외결혼식이 이어진다.

20년간 무려 4번이나 크고 작은 리모델링을 거쳐 나름 가창댐 권에서 가장 좋은 뷰를 자랑하는 동제미술관. 가창댐과 최정산, 그리고 앞산권의 접점에 위치해 있다. 풍광을 해치는 고압전선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알프스 어느 산록의 홍차 전문 로즈가든에 온 듯 하달까. 2002년 모습을 드러낸 이 공간은 지역에서는 탈도심 갤러리카페의 신지평을 연다. 팔공산 언저리에 파종된 경북 민간정원 1호 정원 카페인 '시크릿가든'과 궤를 같이한다고 보면 된다.

동제미술관이 들어설 무렵 패션디자이너 변상일이 남구 대명9동 카페거리 중심부에서 패션 카페를 오픈해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동제미술관 초창기, 대구 1세대 사진작가 강상규의 작업실이 2층에 있었다. 그는 떠나고 새로운 화가가 입주했다. 올해 제11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한 김길후.

햇살 좋은 날 그 카페 테라스 의자에 앉아 보라. 산세는 혀에 담기고 커피 향은 귀로 스며든다. 김 작가가 손수 꾸며놓은 조각공원과 야생화 로드의 디테일, 그리고 멀리 최정산의 시시각각 달라지는 산색(山色)의 파노라마의 하모니, 이것도 대구의 문화자산 아닐까.


글·사진=이춘호 음식·대중문화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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