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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월급 200만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50여 일 앞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동일하게 내세운 공약이다. 병역 의무를 짊어진 20대 청년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만을 공략한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012년 10만8천원이던 병장의 월급은 10년 만인 올해 626% 오른 67만6천100원이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만 병장 기준 군 장병 월급은 313%가 인상됐다. 이처럼 기록적인 인상률에도 최저임금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20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언급하며 군 장병 월급 인상을 먼저 공약하고 나선 건 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24일 '국방 분야 5대 공약'을 발표하며 장병 복무 여건 개선을 위해 2027년까지 '병사 월급 200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시 "장병들의 노고에 대해 최저임금제에 맞춰 급여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며 "2027년에는 병사 월급 200만원 이상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대신 30만명 규모 징집병을 15만명으로 줄이고, 선택적 모병제로 10만명을 충원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 강군 건설 △장병 복무 여건 개선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기구 설치 등도 공약했다. 군 전체 규모는 줄이되 군 인력의 전문화를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는 키워드를 남겼다. 윤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병장 월급은 현재의 3배 수준으로 올라간다. 윤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모든 병사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보장하는 것이 '공정과 상식이 열리는 나라'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병사 월급 200만원은 (부모 세대인) 4050세대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지, 딱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병역 의무를 지닌 일부 남성에게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 후보가 단계적 시행을 약속한 반면, 윤 후보는 집권과 함께 즉각 실시를 공약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이 후보는 모병제 도입을 전제로 했고, 윤 후보는 징병제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도 다르다.
거대 양당 대선 후보가 앞다투며 군 장병 월급 인상을 공약으로 내건 배경은 뭘까. 2020년 국방백서 기준 현역 군인은 55만5천명이다. 이 중 징병 군인은 30만명으로 20~24세의 남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선거 투표율은 100%에 가깝다. 따라서 정치권에선 "20대 전반 남성의 절대다수가 군 복무 경험이 있거나 복무 중인 경우가 많으므로 '이대남'의 표를 얻기 위해선 군인 복지 관련 공약이 필수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를 두고 병사와 간부의 '월급 역전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지금 부사관 월급이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며 "도대체 부사관 월급 또는 장교 월급은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서 말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도 '병사 월급 200만원'에 대해 "그 공약 헛소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군 장병의 월급을 현실화하겠다는 건 좋은 아이디어라고 본다"면서도 "다른 계급은 어떻게 할 것인지,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어떤 식으로 재원을 조달할 것인지 구체적이고 정밀한 고민과 계획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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