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수명을 다했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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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7  |  수정 2022-01-17 07:18  |  발행일 2022-01-17 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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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기자〈서울본부〉

연말연시에 개인적으로 정치와 무관한 친구·친인척을 많이 만났다. 이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투표하고 싶은 사람이 없다. 어떡해야 하나"였다. "차악(次惡)이라도 뽑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런 문제의 근원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제왕적인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정말 2022년 대한민국에 맞는 제도일까?

지금은 정당에서 전당대회를 통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고, 후보 및 정당이 공약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선택이 이뤄진 뒤에 5년 동안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과연 지금 시대에 맞을까? 현재 대선 후보들의 굵직한 공약을 따져보자. 대구경북만 해도 1번 공약으로 내세우는 대구경북신공항 지원은 '특별법'을 통해서 가능하다. 즉 법을 바꾸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인데 이를 위한 기관은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다. 일부 정부부처 신설·폐지 등은 대통령 주도로 이뤄져야 하긴 하지만, 상당수는 결국에는 국회에서 가능한 공약들이다. 현재 양당 후보들은 모두 저마다 공약을 내놓고 있고, 여당의 경우 벌써부터 약 180석이라는 의석수를 통해 일부 실현하고 있기도 하다. 즉 국회의 기능이 강화된다면 우리 사회는 5년이 아니라 4년마다 빠르게 변할 수 있다.

정답은 모르겠지만 이번은 몰라도 다음의 대선은 확실히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MZ세대로 불리는 2030이 이번 정치에서 열광한 것은 '빠른 응답'이다. 홍준표 의원이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유튜브 등으로 소통하며 2030과 호흡을 맞췄다. 영입하려던 인물을 반대로 철회시키기도 했고, 공약을 반영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누가 되더라도 이런 즉각적 피드백은 현재 제왕적 대통령제에서는 불가능하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대통령이 모든 부분을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의원이 개별 헌법기관이라 불리는 국회에서는 가능하다. 각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이 같은 점들을 수행하고 있다. 내각제가 아니더라도 분권형 대통령제 등도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2017년 탄핵정국 이후 어수선했던 시기가 너무 아쉽다. 당시에도 제왕적 대통령제가 수명을 다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지율 50%를 넘는 성공한 대통령이 더 이상 나오기 힘들다는 데 모두가 인식을 같이하던 시기였다. 당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열리며 1987년 이후 첫 논의에 나섰지만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대선이 50여 일 남았지만 비호감 대선이라는 아쉬움보다 대통령제를 개선하겠다는 후보가 안철수·손학규 후보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 거대 양당에서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정재훈기자〈서울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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