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서명의 비밀, 사후 78년 만에 마침내 풀리다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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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8   |  발행일 2022-01-19 제2면   |  수정 2022-01-1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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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사인 반전 전. <이육사문학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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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사인 반전 후. <이육사문학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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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사인과 인장. 이육사문학관 제공
직인
이육사 직인이육사문학관 제공

육사 이원록 시인의 사인(sign·서명)의 비밀이 사후 78년 만에 풀렸다.

18일 이육사문학관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육사문학관에서 육사 이원록 시인의 순국 78주기 추념식에서 이육사 시인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와 자료가 처음 공개됐다. 그중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지금껏 주인을 알 수 없었던 정체불명의 '사인'이었다.

의문의 사인은 이육사가 소장한 책으로 알려진 일본어책 '예지와 인생(叡智と人生)(포르튀나 스트로프스키Fortunat Strowski(1866-1952) 지음, 오사와 히로미大澤寬三 역, 동경, 第一書房, 1940년)' 속표지에 남겨진 것이다. 속표지엔 의문의 사인과 함께 '육사(陸史)'라는 전서체(篆書體)의 한자로 된 이육사의 '인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어 책 주인이 이육사인 것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인의 주인을 이육사라고 지금까지 확정할 수 없었던 이유는 흡사 영문자처럼 보이는 사인을 연구자들조차 해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이 의문은 전혀 예상조차 할 수 없었던 곳에서 풀렸다.

한국국학진흥원의 선비아카데미 강연장에서 비밀이 풀린 것인데, 사인을 해독한 사람은 당시 강연을 듣고 있던 법무사무소 직원 정성훈씨였다. 정씨는 이육사가 자신의 다른 이름인 '이활(李活)'을 뒤집어 봐야 알 수 있도록 쓴 사실을 발견했다. 사인은 '미러 라이팅(mirror writing)' 즉, 거울 문자로 거울에 비추면 바로 보이게 글자를 거꾸로 쓴 글이었던 것. 사인을 반전시키면 놀랍게도 '이활'임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다.


이육사 출생 후 118년, 순국 후 78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마침내 사인의 주인이 이육사임이 분명하게 밝혀졌다.

한편 추념식에선 이육사 시인의 아우이자 언론계에 종사했던 이원창(李源昌)의 엽서 4점도 공개됐다. 이원창은 '남선경제일보 인천지국' '조선일보 인천지국' '매일신보 인천지국' 등에서 활동했으며 1944년 1월 형 이육사 시인의 유해를 북경에서 인수해 귀국한 인물이다. 엽서는 이육사 형제들의 친인척 관계와 일상생활의 모습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이육사문학관은 이육사의 개인사를 좀 더 심층적으로 밝히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육사와 관련 인물들에 대한 자료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경북도·안동시의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앞으로 3년간 '이육사 기록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긴다. 이육사사전·이육사전집·단행본 이육사 시리즈 발간을 포함한 이육사아카이브 구축·이육사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등이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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