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대선공약 시민이 나선다 Ⅱ] (4) 지방대학 경쟁력이 도시 경쟁력…고등교육 예산 지방으로 이관해야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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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5   |  발행일 2022-01-25 제3면   |  수정 2022-01-25 07:40
"교육부 대학정책 의사결정·재정배분권 독점 폐해 해소해야"

우리나라는 지방 명문대가 하나둘씩 수도권 대학에 추월당해 이제는 '수도권대학=상위권' '지방대학=하위권'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로 재편되면서 망국적 현상까지 낳고 있다. 지방대학 위상 추락은 청년들이 자기 지역을 떠나게 만들어 지방침체·지방소멸을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지방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그 지역에 웬만한 대기업 이상의 영향력을 미친다.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고급인력들이 교육과 연구기능을 통해 지역사회 혁신에 기여하는 점을 고려하면 대기업보다 지역발전에 더 핵심적인 기관이기도 하다. 지역발전과 지역혁신의 주체인 지방대학의 경쟁력이 곧 그 도시의 경쟁력인 시대다. 대구경북지역 혁신을 위해서는 지역대학 발전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다. 이에 '영남일보 2022 대선공약정책발굴기획단'에서는 대구경북지역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고등교육 예산 지방 이양'과 '대구경북을 대학혁신 테스트베드(Test Bed)지역으로 선정'할 것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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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고등교육분야에서 일반대(4년제) 약 200여 개교, 전문대 200여 개교 등 400여 개교에 대한 정책수립과 각종 사업선정, 평가, 감사·감독권 등을 갖고 있다. 교육부는 등록금 책정부터 입시 전형료 관리, 학과 신설 및 폐지, 법인관리 등 대학의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결정 및 평가·승인권 또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때문에 우리나라 대학은 교육부의 절대적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전국에 400개가 넘는 대학을 관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시대흐름에 맞는 고등교육 거버넌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편의적 대학 평가 잣대

교육부는 2008년 대학 학부교육의 질과 경쟁력 제고를 통해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우수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을 하기로 하고 500억원의 사업비를 마련했다.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교육부가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정 요건 이상을 갖춘 대학에 재정지원을 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무작정 모든 대학에 줄 수는 없어 교육부는 △전임교원 확보율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책무성 등의 평가기준을 마련해 일정 수준 이상인 대학에만 지원하고 있다. 대학으로서는 2009년부터 등록금이 동결된 상태라 이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 그러나 전국의 모든 대학을 평가하는 이 교육지표는 재정지출을 위한 유효한 잣대이기는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 문제다. 좀 더 비판적으로 지적하면 사업비를 나눠주기 위한 편의상 기준에 불과한 것이다.

◆구조조정에 방점

대학평가제도 도입 취지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대학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제도 도입 취지와 달리 경쟁력 강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2008년 대학역량강화사업 도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경쟁력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대학 평가제도가 하향 평균화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다.


학생모집·취업률 등 지표로 대학 평가
입지 유리한 수도권 대학에 무게중심
지방대 특성·지역사회 기여도 미반영
국제경쟁력 갈수록 떨어져 하향평준화
시대 걸맞은 '고등교육 거버넌스' 필요



2008년부터 시작된 대학혁신지원 사업비는 당초 500억원으로 시작해 2022년 1조1천970억원으로 늘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약 200개 일반대 중 40%인 80개교가 지원대상이었으나 2022년은 전문대 포함 전국 상위 약 80% 정도인 257개교로 늘어나 학교당 지원액이 획기적으로 상승한 것은 아니다. 대학들은 오히려 2009년부터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정부 재정 의존도가 갈수록 커져 대학재정 자체는 부실한 실정이다.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고등교육 1인당 교육비는 1만633달러로 GDP 대비 정부의 고등교육 지원은 0.6%로, OECD 평균(1만6천327달러·GDP대비 1.0%)의 약 60% 수준에 불과하다. 고등교육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경쟁력이 나아질 리가 없는 것이다.

◆수도권-지방대 서열 고착화

대학평가나 사업지원에선 수도권-비수도권 균형, 비수도권 간에는 권역별 균형 등이 중요한 잣대가 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균형이 무너질 경우 지방홀대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고, 지방 권역별로 차이가 클 경우 특정지역 차별이나 배제라는 감내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니 교육부 대학 평가는 갈수록 균형과 객관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이 평가방법이 대단히 합리적이고 공평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지역별, 대학별 환경이나 상황과 무관하게 교육부가 만든 프로그램에 기계적으로 따라가야 하는 평가 및 사업선정 구조는 궁극적으로 수도권과 대도시에 있는 대학에 유리한 구조다. 학생모집이나 취업률 등은 기본적으로 수도권의 여건이 가장 좋고, 그다음이 대도시권이다. 그러나 보니 교육부 평가에서 수도권에 있는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지표관리에 가장 유리한 입지여건이고 그다음이 대도시다. 지방에 우수대학이 있어도 대동소이한 지방대학으로 평가되고, 중소도시 소재 대학은 대학 자체의 능력보다는 입지여건에 의해 평가를 불리하게 받는 불균형 문제가 내포돼 있는 것이다. 그 불균형 또한 대학경쟁력과는 무관한 지표상의 차이일 뿐이다.

◆지역실정 맞는 정책 필요

더 큰 문제는 교육부의 평가기준에 대학별 개별지표만 있다 보니 지역대학 간 협력이나 대학이 해당지역에서의 기여도, 대학 특성화, 대학이 처한 지역적 특성·상황 등은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입장에서 보며 지역사회와의 기여나 공헌이 평가받지 못한 현실에서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도 대학이 지역사회의 요구를 등한시하고 교육부 입맛에 맞는 정책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환경에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지원정책을 펴기 어려운 여건이다. 교육부가 대학정책에 관한 의사결정권, 대학평가 권한, 재정배분권을 독점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그동안 대학과 지자체, 지역사회 간 협력 고리가 느슨한 근본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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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지역혁신을 위해서 지자체와 대학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제도개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 대안으로 교육부의 고등교육 예산을 지방으로 아예 이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것이 영남일보 대선공약정책발굴기획발굴단의 견해다. 고등교육 예산을 지역에서 배분하면 대학이 지역실정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지역사회가 원하는 인재육성과 연구개발을 위한 학사운영 등이 가능하다. 지자체와 지역사회는 지역대학의 현황을 꿰뚫어보고 있는 만큼 교육부처럼 비현실적이고 일률적인 잣대로 대학을 평가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기지도 않는다.

오히려 대학과 지자체, 지역사회가 긴밀히 협력하면서 예산의 합목적적인 배분이 가능하고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역문제 해결과 지역대학 발전을 지역혁신 주체인 지자체와 대학 등이 협력한다는 점에서 교육부 중심의 예산 배분보다는 정책효용성이 훨씬 높다는 평가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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