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대선공약 시민이 나선다 Ⅱ] (8) 창조융합문화도시 대구경북을 제안한다..."메타버스 타고 퇴계 견학" 역사문화 디지털 플랫폼 도시 전환

  • 박승희 영남대 교수·대구경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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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1 07:41   |  수정 2022-03-0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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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소현기자 kar03060@yeongnam.com
야간 위성 사진은 전 지구의 공간 불균형을 표지한다. 불빛의 밝기를 통해 공간의 불균형이 그대로 확인된다. 이를 피케티는 공간의 불평등이라 부른다. 그리고 대도시와 소도시, 도시와 농촌 사이의 격차는 지금 세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공간의 불평등은 이미 전면적이다. 위성 사진에서 바라본 한반도는 불빛의 남방한계선이 그어져 있다.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불빛은 희미해진다. 물론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면 그렇다. 불빛의 정도로 전부를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역 간 공간의 불평등은 지금 우리들의 삶을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러한 불평등은 일련의 지리적 승자와 패자를 결정한다. 승패는 지역의 생산성, 혁신과 삶의 질, 경제 수준을 규정한다. 패자는 불만과 분노를 내재하고 지리적 열등감으로 공간 이동을 욕망한다. 당연히 청년 세대에게 그 욕망은 더욱 강렬하다. 그럴수록 지역은 더욱 황폐해져 간다. 이제 지역 고립과 지리적 열등은 우리들의 일상적 감정이 되어 가고 있다.

지역 문화자원·지역민 삶 연결한 '창조융합문화도시'
시민·산업·지자체·대학이 함께 발전하는 매력적 재료
3대 문화권·근대도시 등 세계적 역사문화콘텐츠 보유

경북-마을·대구-골목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 재발견
디지털 환경 전면 활용, 새로운 성장점 기획·정책 필요
거리댄스·독립영화·인디밴드 저변 '청년문화도시' 성장


◆OECD, 장소기반 정책 제안

지역 불균형, 공간 불평등을 넘어 지리적 열패감은 지역적 삶과 미래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전환적 계기는 없는가. 2019년 OECD 지역전망 보고서는 지역 불평등에 대응하는 새로운 가이드로 장소기반(Place-Based)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장소기반 정책은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지역문화와 전통에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창의에 주목한다. 즉 지역적 삶의 결정(結晶)이라 할 수 있는 문화자원과 문화 주체들의 창의성을 새로운 가능성이자 지원 혁신의 자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창조도시론과 EU의 문화수도 프로젝트 또한 지역문화의 창의력과 특화된 문화자원에 주목한 대표적인 사례다. 문화자원과 창의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지역을 기획한 것이 유럽 문화수도의 출발점이었다. 지역공동체의 문화적 정체성과 창의적 활동, 문화특화 정책이 지역의 새로운 전환적 동력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특히 2010년 7월 EU 집행위가 지역문화 기반 문화창조산업 정책을 제시한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례다. 집행위의 '문화창조산업 잠재력의 개방' 선언 이후 2018년 유럽혁신기술위원회가 새로운 혁신적 허브 시범 분야로 문화창조를 전면화함으로써 EU는 문화창조산업을 정책의 핵심 어젠다로 추진하고 있다.

2018년 현재 '크리에이티브(Creative) 유럽'을 주창하면서 EU는 문화창조산업 프로젝트를 초국가적 문화 다양성 확보와 유럽의 핵심 산업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녹서(Green Paper)를 통해 1 '실험·혁신·기업가 역량을 증진시킬 조력자를 적재에 배치', 2 '문화·창조산업(CCIs)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역단위 환경개선', 3 '문화·창조산업(CCIs)의 확산효과를 통한 창조경제 전환' 등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창조적 문화도시 전환

전환적 상황에 있는 대구경북의 현실에서 지역문화는 하나의 기회일 수 있다. 문화예술의 보편적 가치를 넘어 대구경북의 전환적 동력과 미래가 될 수 있다. 특히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창조적 문화도시로의 전환은 지역문화와 시민사회, 산업과 지자체, 대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재료이자 방법론이다. 그 중요한 방향 중 하나는 '창조융합문화도시 대구경북'이다.

이를 위한 지역문화 기반의 창조융합적 성장모델이 필요하다. 이를 설계하고 지원하는 국가 플랜이 절실하다. 지역문화와 지역적 삶을 연결하는 설계도면이 필요하며, 문화콘텐츠와 문화산업, 지역 성장을 위한 지역사회의 공동 기획이 진행돼야 한다. 그래서 지역문화가 우리가 사는 지역의 가치와 매력을 만나는 기회이자 삶의 필요조건이 돼야 한다. 삶과 거주의 이유가 돼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 즈음해 지역문화에 대한 국가와 지역의 정책이 절실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몇 가지를 제안해 본다.

첫째, 역사문화콘텐츠 및 디지털플랫폼 도시로서의 대구경북을 위한 정책과 협력체계다. 주지하다시피 대구경북의 역사문화콘텐츠는 세계적이다. 특히 3대 문화권과 근대도시문화 등 대구경북은 이미 역사문화콘텐츠의 핵심을 구축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문화콘텐츠와 디지털플랫폼을 구축을 통해 역사문화 창조도시으로서의 대구경북을 설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를 위한 국가와 지역의 대기획이 필요하다. 교육과 문화 인프라, 시민의 참여와 협력, 자치문화역량의 생산적 구조 변화 등 지역 내부의 융합적 전략과 국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환경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는 역사문화 디지털 플랫폼으로서의 대구경북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빅데이터,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 메타버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을 활용한 역사문화 디지털 플랫폼으로서의 지역적 전환을 위한 준비가 시급하다.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사회 가치가 변하고, 산업의 중심이 이동하며 기술 개념이 바뀌고 있는 지금, 지역 교육과 산업의 혁신, 시민사회의 참여와 지자체의 행정 지원 체계가 공동 행동 프레임 워크를 구축해야만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10년간 새로운 가치의 60~70%는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네트워크와 플랫폼에서 창출될 것이라 한다. 메타버스의 가상성과 현장성, 몰입감은 전방위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의 역사문화와 관광, 음식, 건축(건물), 공간, 스토리 등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 개발과 공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아가 관련 교육과 산업 생태계를 통해 디지털 문화도시를 실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광주 광산구의 사례도 특별하다. 광산구는 '2022년도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으로 실감형 체험 플랫폼인 '메타버스 타고 월봉 유랑하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출신 유학자 고봉 기대승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월봉서원을 가상현실(VR)을 활용해 메타버스로 구현함으로써 비대면 시대에 지역문화를 향유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계획이다.

둘째, 마을과 동네의 자치 역량은 문화분권의 기초이자 핵심이다. 마을문화는 그 출발점이며 문화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근거다. 마을문화를 지역의 새로운 성장점으로 하는 기획과 정책이 필요하다. 그것은 곧 문화분권과 문화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마을과 동네로 연결된 작은 공동체들이 역사와 문화를 만드는 곳이다. 삶과 문화적 생태가 마을과 동네 단위에서 출발해 그곳에서 완성된다. 한 시대를 움직이는 사상과 문화적 유산이 마을 단위에서 형성된 곳이다. 그래서 경북의 마을과 대구의 동네는 그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대 문화(가야, 불교, 유교)가 동시에 구현된 곳이 대구경북의 마을이며, 퇴계와 한강 선생의 사상적 거처가 여기였다. 또한 한국 근대문화예술 탄생의 현장이 대구의 골목이었으며 세계적인 사진, 문학, 미술가들의 작업실이자 게임 및 출판 인프라, 거리예술과 인디문화가 지역의 현재를 구성하고 있는 곳도 대구경북의 마을이었다.

유럽의 프로방스 지역이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를 성장하는 데는 마을에 대한 관점의 전환과 국가적 기획과 지원이 있었다. 대구경북의 마을을 세계적인 창조문화 공간으로 재발견하고, 이를 기획하는 것은 대구경북의 중요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일이 된다. 지역문화진흥법에 기초한 대구경북 마을의 성장과 자치를 위한 마을문화의 창조융합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청년문화도시를 제안한다. 주지하다시피 청년은 지역사회의 핵심이며, 문화적 행위의 주체이자 창조적인 지역 전환의 중심일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은 한때 청년문화의 현장이었다. 세계적인 스트리트 댄서가 댄스를 시작한 곳이 대구YMCA였으며, 열악한 지역 상황에서도 인디밴드와 독립영화가 그 규모와 역량을 확대해 가고 있는 곳도 대구경북이다. 지역 청년들의 유출 심리 중 하나는 대중문화에 대한 갈증이다. 청년문화도시 대구경북을 위한 전략적 기획과 정책이 필요하다.

리버풀은 런던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지역의 작은 항구도시다. 그러나 2019년 한 해만 3천800만명의 관광객이 찾은 도시다. 카번 클럽과 비틀스 박물관 등이 있는 비틀스의 도시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당대 청년문화의 상징었던 록앤롤의 역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비틀스를 도시의 부가가치를 만드는 창조적 기획과 융합콘텐츠가 새로운 도시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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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영남대 교수·대구경북학회장〉
통기타와 거리 댄스, 독립영화와 인디밴드, 문화예술 관련 전공 학과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라는 점은 청년문화도시로서의 대구경북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대구경북의 청년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특화된 청년문화도시 모델은 창조융합문화도시로 가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첨언하면 문화도시, 문화특화, 문화마을 등 진행 중인 지역문화 사업의 목적은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적 협의와 창조적 지역사회의 실현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문화정책의 방향이 시설 유치와 문화단체의 분할적 사업 지원, 지자체의 업적으로 정리되는 상황은 자못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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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가문화 기관 및 시설의 지역 분할에 대한 몰입과 경쟁은 지역문화의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의 문화적 재생산과 창의적 역량을 만드는데 어떻게 연결되는지 의문이다. 여기에 지역 정체성과 문화 인프라, 시민사회의 참여와 교육·행정 시스템에 연결된 지역문화의 창조적 협력체계나 융합적 성장모델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창조융합문화도시로서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현실화해야 할 지금, 대구경북 내외부의 성찰과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승희 〈영남대 교수·대구경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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