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대선공약 시민이 나선다 Ⅱ] (7) 대구경북의 새로운 미래 비전 '메가 리전'...마을~초광역권 ICT 연결망 통한 안전한 일상 '스마트 메가 TK'

  • 곽지영 포스텍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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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2   |  발행일 2022-02-22 제6면   |  수정 2022-02-2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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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교통·물류 등 사회 기반시설을 공유하고 경제·산업적 연계가 긴밀한 도시 연결 권역을 메가 리전(Mega-Region)이라 정의하는데 과거 대구를 도청 소재지로 하는 하나의 광역권이었던 대구경북의 모습에 잘 부합하는 개념이라 생각된다. 여기에 과학기술 기반의 스마트시티와 메타버스의 개념을 접목해 대구경북 여러 시·군 및 주변 광역권과의 소프트웨어적 연결을 지원하는 '스마트 메가 TK'를 대구경북의 새로운 미래 비전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재난·위험 - IoT·AI·블록체인 활용 지능화된 안전 시스템
천혜의 자연·역사문화권 홍보 - 문화관광특화 메타버스 구축
中企·교육·의료·문화예술인·소상공인 - 실감형 온라인 상거래

권역내 수집 데이터 바탕 과학적 정책결정 '자치행정 시스템'
정책수립·개발계획 초기부터 가상 시뮬레이션 통해 시민 참여
"시도민 다양한 영역 주도적 참여 미래모습 함께 그려 나가야"


◆대구경북 재도약 위한 필수 단계

올 초 대구경북 특별지자체 설립 준비를 담당할 '대구경북광역행정기획단'이 정부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대구시와 경북도 간의 초광역 협력을 위한 실질적인 프로세스에 착수했다. 대상 사무 발굴부터 규제 마련, 시·도의회 설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특별지자체의 설립까지 주어진 1년의 기간이 그리 녹록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광역 협력 문제의 빠른 해결을 위해서는 이를 행정체제가 아닌 '시스템'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조직 체계와 인선, 그에 따른 관련 조례 개정 등이 모두 결정되어야 하는 행정체제에 비해 광역권을 아우르는 방범·교통·소비·물류 등의 생활 서비스 및 도시 데이터와 인프라 등은 통합적 운용이 상대적으로 더 용이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래 우리 지역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행정 전반에 걸친 초광역 협력체제의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겠으나 실제 체감 가능한 의미와 가치를 제시하지 못 할 경우 시·도민 공감대 확보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소프트웨어적 측면의 통합 노력은 대구경북지역 시·도민이 실제로 겪고 있는 안전, 삶의 질, 경제적 가치와 더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보다 자연스러운 공감대 형성, 나아가 행정체제의 통합을 수월하게 하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스마트 메가 TK' 비전의 핵심은 '연결성'과 '지능화' 실현

'스마트 메가 TK' 비전의 핵심은 미래 사회의 최대 경쟁력 요인이라 할 수 있는 '연결성'과 '지능화'의 실현이다. 이를 위해 도시 생활 전반에 걸쳐 이를 가능하게 하는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차세대 통신 등의 다양한 과학기술의 접목과 활용이 필요하다. 스마트 메가 TK 비전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개발계획과 안전은 크게 다섯 가지 관점에서 시스템 구축 활용 시나리오를 제안한다.

첫째, 각종 재난이나 위험상황으로부터 시·도민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구성원이 서로 신뢰하고 안심할 수 있게 돕는 사회 안전망이 구축된다. 화재나 자연재해는 물론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응급상황, 각종 범죄의 위협에 있어서 시·군·구 등의 행정구획 경계는 무의미하다. 따라서 안전이야말로 초광역적인 협력을 필요로 하는 최우선 분야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IoT, 인공지능, 블록체인, 차세대 통신 등의 기술이 융복합적으로 활용됨으로써 개인은 물론 각 가정이나 개별 건물, 병의원, 관공서, 소방서, 경찰서 등 작은 마을 단위의 동네부터 초광역권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성요소들이 하나의 망으로 연결된다. 이들 구성요소는 자율성을 가지는 지능형 개체로서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하며 여러 단계에 걸친 치밀한 안전망이 만들어진다. 이렇듯 권역 전체를 아우르고 나아가 광역권의 경계를 넘어서까지 연결성을 향상시킨 지능화된 안전 시스템의 도움으로 시·도민은 어떤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유형의 범죄나 전례가 없는 사건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뛰어난 학습 능력 덕분에 이 권역 안전시스템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며, 시일을 거듭할수록 사각지대 없는 안전 지킴이로서의 역할이 강화돼 간다.

둘째, 지역의 공간·문화·역사의 글로벌화와 방문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메타버스 기반의 도시 문화 홍보·마케팅 시스템이 구축된다. 대구경북은 백두대간 산림관광과 환동해 해양관광이 모두 가능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었고, 우리나라 역사문화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신라·유교·가야 등 3대 문화권의 산실이며, 우리나라에서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유산 대다수를 보유한 지역이다. 그러나 대구경북이 가진 역사문화적 가치와 우수성에 비해 세계인들에게는 아직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못한 점이 아쉽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들의 여행 패턴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계되는 모습이 뚜렷해진 만큼 오프라인에서의 문화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 못지않게 디지털 트윈과 가상·혼합현실 기술을 활용한 문화관광 특화 메타버스 환경의 구축만으로도 대구경북 문화관광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지역 소재 중소벤처기업, 교육기관, 의료기관, 문화예술인 및 소상공인의 비대면 경제 역량 강화를 돕기 위해 실감형 온라인 상거래 및 경제 활동을 위한 스마트·메타버스 기반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서는 IoT,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혼합현실 등 현존하는 거의 모든 첨단 ICT 기술이 복합적으로 활용되어야 하므로 기술 전문성이 없는 경우 진입장벽이 높다. 일반 소상공인이 메타버스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전문업체를 통해야만 하고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콘텐츠와 어플리케이션을 구성할 수 있는 쉬운 저작 환경과 효과적인 홍보·마케팅·운영 지원 제공을 통해 대중화·보편화를 앞당길 수 있다. 과거 인터넷 상거래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상거래가 가능한 홈페이지를 구축하는데 많은 전문성과 비용이 소요되었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지원 플랫폼을 활용해 손쉽게 입점 가능한 것과 같은 원리다. 예를 들어 시·도민 누구나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메타버스 공간에 유치원·어린이집의 교육 콘텐츠, 동네 상점의 상품 전시, 목공소에서의 체험 프로그램 등을 손쉽게 만들어 올릴 수 있게 된다.

넷째, 초광역적으로 수집되는 각종 생활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스마트한 도시 운영과 정책 의사결정이 가능한 과학적 자치행정 시스템이 구축된다. 미래의 지자체 회의실 풍경은 현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의 활용이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역 내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든 정책 의사결정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이뤄지며 행정부, 시도의회, 시민 모두에게 더 편리하고 스마트한 도시 경영이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기반의 정책 및 권역 개발계획 참여 시스템을 구축해 정책 수립 초기 단계부터 시민 참여가 쉽고, 사전 체험과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시뮬레이션을 통한 시민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게 돕는다. 권역 내에서 시행을 앞둔 정책이나 개발계획이 구상되는 초기 단계부터 시·도민의 직접 참여가 가능하게 하는 가상의 시뮬레이션 공간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디지털 트윈, 가상·혼합현실 등의 첨단기술이 융복합적으로 활용된다. 시민들은 간단한 앱 설치만으로도 권역 내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을 살펴보거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실증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도 가능하다. 가상·혼합 현실 기술의 활용으로 실제로 체험하는 듯한 현실감은 제공하되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거나 극소수만이 이용 가능한 환경에 한정하지 않고 시민들이 손쉽게 사용 가능한 일반 PC·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접근성까지 폭넓고 다양하게 제공함으로써 권역 내에서 시행되는 정책과 개발계획 수립 과정에 시·도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다. 시·도민에게 큰 호응을 받은 정책이나 서비스는 힘을 받아 즉시 시행되며, 그렇지 못한 경우는 구성원 대다수가 OK할 때까지 개선을 거듭한 후에 철저한 검증을 거쳐 시행에 들어간다. 이 시스템을 통해 우리 권역 내에서 지역 이기주의나 주민 간의 갈등은 사라지고 도시 공간은 혁신을 위한 살아있는 실험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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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민 주도적 참여 중요

이는 '스마트 메가 TK' 비전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더 폭넓고 다양한 영역에서 바람직한 미래지향적 메가 리전 TK의 모습을 발굴하고 구체화시켜 나가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지역의 미래 비전이 시·도민의 무관심 속에서 소수에 의해서만 톱 다운(Top-down) 방식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시·도민이 직접 주체가 돼 지역의 미래 비전 수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모두가 원하는, 그래서 구성원들의 가슴을 뛰게 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함께 그려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이 주도하는 지역의 미래 비전과 정책의 수립, 그 어려운 임무를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는 최적지는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연구와 산업화를 주도해 왔을 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개혁과 구국정신의 본원지이며 성숙한 시민의식의 메카라 자부하는 대구경북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곽지영 〈포스텍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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