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맛집] 대구 북구 '이런 칼국수家'…국물 한 숟가락에 '심쿵'…내공 담긴 육개장 칼국수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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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3 07:53  |  수정 2023-09-27 14:50  |  발행일 2022-05-13 제13면
맛나게, 멋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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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고성동 '이런 칼국수家'의 육개장 칼국수와 막국수.

가끔씩 행운처럼 마주치는 맛집이 있다. 대구 북구 고성동 골목길을 따라 걷던 중 발견한 '이런 칼국수家'가 그랬다.

지난 10일 점심시간. 점심 메뉴를 '물회'로 정해둔 날이었다. 부쩍 높아진 기온을 살얼음 육수로 누그러뜨리려 했다. 하지만 미리 찾아둔 가게는 문을 닫았고, 근처를 배회하던 중 눈에 들어온 칼국숫집에서 대충 한끼를 때우기로 했다.

처음 가게로 들어설 때만 해도 심드렁했다. 하지만 주문했던 '육개장 칼국수'가 나오고 국물을 한 숟가락 먹은 뒤 심쿵하고 말았다. 어쩌다 한끼 들렀다 갈 가게라고 여겼던 이곳이 앞으로 계속 찾아올 소중한 맛집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육개장과 칼국수라는 별개 음식을 하나로 연결하기 위해 노력한 내공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다.

약 5개월마다 돌아오는 '맛나게, 멋나게~' 코너가 생기면서 가진 습관 중 하나가 음식 사진 찍기다. 마감일이 다가오면 수개월에 걸쳐 찍어둔 사진을 하나씩 넘기며 떠올린다. 그날의 분위기, 함께한 사람, 음식 맛. 하나씩 곱씹어보면서 내가 느꼈던 행복을 얼마나 전해줄 수 있을까 미리 그려본다. 이번에는 유독 기억에 남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칼국수家'는 더욱 행운처럼 느껴졌다.

골목 안쪽 작은 평수 가게라 만만히 봤던 걸까. 가게에 들어설 때만 해도 손님 하나 없던 곳이 순식간에 가득 차 놀랐다. 주변 일대에서는 이미 알아주는 맛집이라도 된 듯 예약 손님까지 있었다. 밝은 웃음으로 배웅해주는 주인 내외를 보며 언제든 찾아와 칼국수 한 그릇 부담 없이 비우고 갈 수 있는 곳을 찾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사진=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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