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협동조합 설립 60년…기업 경쟁력 제고 '든든한 성장판'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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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6 08:06  |  수정 2022-05-16 08:59  |  발행일 2022-05-16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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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개최한 '대구경북중소기업협동조합 협의체 출범식'에 각 협동조합 대표들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경북에는 현재 총 79개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제공〉

중소기업은 한국 경제의 중추다. 광복 후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오늘날 경제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저변에는 바로 중소기업이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2019년 기준 중소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수는 688만8천여 개로 전체 기업 가운데 99.9%를 차지한다. 종사자 수는 82.7%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중소기업 매출액은 전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8.7%에 머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자재 가격 폭등, 운송비 지출액 확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중소기업의 고충은 더 커졌다. 중소기업 간 협업을 도모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중소기업중앙회와 협동조합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해본다.

대구경북 79개 조합 운영
전시회·바이어 연결·인력양성
산업별 다양한 공동사업 진행
디지털 플랫폼·AR 유통망 등
新산업 접목 체질개선도 지원

새로운 100년 도약 준비
기업 간 협업 체계 확대·강화
대기업-중기 양극화 완화 주력
"자생력 한계 협력사 생존위기
플랫폼 통한 간접 지원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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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와 지역 협동조합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창립 60주년 사진전'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전시된 사진을 감상하고 있다. 전시회는 31일까지 서울 중기중앙회 본관에서 개최된다. 〈중기중앙회 제공〉

◆중소기업협동조합 60년의 역사

중소기업협동조합은 기회균등, 자주적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인의 경제적 지위 향상 및 균형 있는 경제 발전이란 공익적 가치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중소기업 간은 물론 중소기업과 지역사회를 연결,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하는 등 공익가치 실현에도 앞장서고 있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된 1962년은 국내 산업계의 전환점이었다. 이를 계기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제정됐고 같은 해 5월14일(중소기업의 날)중앙회가 설립됐다. 중소기업의 사회보장, 금융지원을 위해 1984년 개설된 '중소기업공제기금'은 경기침체 속 중소기업인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2007년 출범한 소기업·소상공인공제 '노란우산'는 15년 만에 누적 가입자 수가 160만명을 돌파했다.

2012년 개국한 홈쇼핑 채널 '홈 앤 쇼핑'은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는 물론 소비자 권익실현에도 일조했다. 같은 해 출범한 공익재단법인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은 장학금지원, 중소기업 연합봉사, 나눔뭉클서포터스 운영 등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5월 셋째주(5월16~20일) '중소기업주간'을 맞아 '60년의 발걸음 100년의 희망'을 슬로건으로 한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기념 사진전, 정책 콘퍼런스 및 포럼, 특별 좌담회를 연내 개최하고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를 통해 미래비전도 선포한다.

◆지역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

중앙회 차원의 최초 지방조직인 경북지부는 1974년 개소했다. 당시 대구경북에는 18개 협동조합이 결성돼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발전한 섬유 및 직물산업이 국가 산업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서다. 초창기 지부는 수출 상담 지도, 지방중소기업 조직화 및 협동조합 운영 지도, 새마을 운동 확산에 초점을 맞췄다.

1990년엔 대구경북지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2003년엔 기존 섬유회관에서 현재 부지인 달서구 용산동으로 이전해 대구중소기업제품판매장을 조성했다. 2006년엔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로 개칭해 운영되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에는 총 79개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운영 중이다. 대구가 55개, 경북이 24개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44개)이 가장 많고 도·소매업 22개, 광업 2개, 서비스·기타 11개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각 조합에 가입된 중소기업은 총 7천40곳에 이른다.

협동조합은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 규제 개선을 이끌어내고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경영기법, 업계 변화에 따른 교육을 실시하고 맞춤형 인력양성에도 적극 나선다. 특히 협동조합이 추진하는 공동사업은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은 기계산업 수출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해외 전시회 참가, 3D 모형 제작, 수출 기업-해외바이어 연결 등을 지원한다.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은 기계 품질, 기계설계, 의료기기 등 재직자 직무능력향상교육 및 전문인력양성교육을 진행한다.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은 '패션뷰 인 대구' 사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비대면 패션쇼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역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면접에 필요한 정장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취업준비 패키지 지원사업'도 호평을 받았다.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K섬유패션 디지털 플랫폼 구축사업' '모바일 AR 온라인 유통망 구축'을 2023년까지 진행한다. '글로컬 대구침장특화사업'을 통해 침장특화거리 조성 및 유통 활성화도 돕는다.

대구경북니트공업협동조합·대구경북인쇄정보협동조합·대구경북금형공업협동조합·대구경북패션칼라협동조합 등 6개 조합은 대구시와 '맞춤형 인력양성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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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주년을 위한 한 걸음

중소기업중앙회는 60주년을 맞은 올해를 새로운 가치 창출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협업 플랫폼을 강화해 중소기업들이 자생력, 경쟁력을 갖춰 재도약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김강석 대구경북중소기업회장은 "올해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이 6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한국경제가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진입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며 "대기업은 사상 최대 이익을 자축하고 있지만, 협력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은 도산을 겨우 면할 정도다. R&D, 기술개발 등 경쟁력 향상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곳이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가 직면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지속적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중소기업 간 협력네트워크 조직인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협동조합 본연의 기능인 단합과 화합을 추구하고, 대기업과 상생 및 공동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개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젠 플랫폼을 통한 간접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기업과 대등한 협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유도하는 게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라면서 "국제협동조합연맹(ICA)도 협동조합을 통해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었다. 우리도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와 중소기업 재도약을 위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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