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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삼겹살의 '모듬中 세트' |
맛있는 고깃집의 조건은 무엇일까. 한 입에 쏙 넣으면 흘러나오는 육즙과 부드러운 고깃살, 그리고 고기와 잘 어울리는 겉절이가 아닐까. 우연히 찾은 고깃집에서 고기에게 슬픈 사랑을 고백했다. "너 정말 맛있다"고.
대구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미진삼겹살'은 이미 입소문이 난 유명 맛집이다. 삼겹살, 항정살, 목살, 껍데기를 취급하는데, '모듬中'을 시키면 삼겹·목살·껍데기가, '모듬大'를 주문하면 中 사이즈에 항정이 추가된다.
3명이 부담스럽지 않게 먹기 위해 일단 '모듬中'을 시켰다. 볶음밥도 먹어야 해서다. 그런데 웬걸 자리에 앉자마자 프라이팬에 삼겹·목살·항정이 구운 채로 한가득 담겨 나왔다. 유명 맛집이라 주말 저녁엔 1시간쯤 기다려야 하지만, 밖에서 주문을 받은 덕에 바로 고기가 구워져 나와 앉자마자 먹을 수 있었다.
삼겹살은 기름이 흘러 '야들야들' 고소했고, 목살은 육즙이 감미로웠다. 특히 소금에 살짝 찍어 먹는 쫄깃한 껍데기는 차에서 먹는 뻥튀기처럼 자꾸만 손이 갔다. 허겁지겁 먹고 나니 벌써 볶음밥을 먹을 시간이 됐다. 프라이팬 한 판을 가득 채운 김치볶음밥. 눌러 붙을 때까지 4분 기다렸다 함께 나온 된장찌개와 든든히 배를 채웠다.
이날 발견한 미진삼겹살의 특별함은 세 가지다. 첫째는 맛있는 고기, 둘째는 가게가 개발한 특제소스, 셋째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조화롭게 구성된 모듬 세트다. 또 김치도 공장제가 아닌 경북 안동에서 생산되는 고랭지 배추김치를 사용해 더욱 신선했다. 다만,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웨이팅을 고려해 되도록 평일 저녁에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또 가게 50m 근방에 서울시 가로수길 느낌의 'IN THE MASS'라는 카페가 있으니, 그곳에서 대기시간을 보내도 좋을 듯하다.
글·사진=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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