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서 최고 방산기업으로 성장한 LIG넥스원…"아랍에미리트에 천궁 수출"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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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31 17:49  |  수정 2022-05-31 17:53  |  발행일 2022-06-01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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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화 LIG넥스원 PGM생산본부장이 구미하우스 홍보관에 마련된 GPS유도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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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화 LIG넥스원 PGM생산본부장이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과 관련해 구미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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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구미하우스에서 생산되는 각종 무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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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8일 LIG넥스원 구미하우스에서 '천궁2 MFR(다기능) 레이다' 전자파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방산 기업하기에 경북 구미만큼 좋은 도시는 없습니다." 지난 5월18일 구미국가1산업단지 LIG넥스원 구미하우스(구미사업장)에서 만난 이 회사 관계자는 방위산업 입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구미를 첫손에 꼽았다.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LIG넥스원 구미하우스는 낙동강을 중심으로 강서에는 1하우스, 강동에는 2하우스를 두고 있다. 전체 직원은 1천400여명이며, LIG넥스원 국내 사업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생산본부'인 구미하우스에선 유도무기·감시정찰·지휘통신체계·항공전자·무인체계·미래기술·MRO(항공정비) 등 다양한 무기체계가 생산된다. 구미를 비롯한 경북지역 협력업체는 70곳이 넘는다.


지난해 LIG넥스원 매출액(1조8천억원)의 대부분은 구미에서 나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올 초에는 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와 공동으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천궁-Ⅱ)의 아랍에미리트 수출(4조1천여억원 규모)을 확정짓기도 했다. 단일 유도무기 수출로는 국내 방위산업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탄도탄 요격체계는 전 세계적으로 일부국가만 개발에 성공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유도무기체계다.

 

이처럼 LIG넥스원이 국내 대표 방산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50년 가까이 축적된 구미지역 방위산업 인프라가 뒷받침됐다. LIG넥스원의 모태로 1976년 구미에 설립된 금성정밀공업(옛 금성사의 자회사)은 토종 첨단무기 방위산업체의 효시다. 당시 금성정밀공업은 국가의 요청에 따라 첨단무기체계 국산화에 앞장서며 국가안보의 일익을 담당했다. 1981년 금성정밀공업은 주한미군으로부터 '호크 미사일 정비창'(TRMF)을 인수해 호크·나이키 미사일정비 업무를 수행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국내 군부대 등에 배치돼 있던 호크·나이키 미사일을 주기적으로 '창정비(정비 개념 중 최상위의 정비 단계)'하고 고장난 부분이 있으면 구미로 가져와 수리한 뒤 다시 내보냈다"며 "방위산업은 구미시민에게 당연하고 익숙한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을 끼고 있는 구미의 자연환경도 방위산업 발전에 큰 장점이 됐다. 권종화 LIG넥스원 PGM생산본부장(전무)은 "방위산업 특성상 레이다 전자파 테스트 등 각종 시험을 하게 되는데 민가나 상업지역이 밀집해 있으면 절대 할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구미는 방위산업체를 운영하기에 적합한 도시"라고 말했다. 이어 권 본부장은 이번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 선정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 도시에서 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수도권은 점점 비대해지고 지방은 쇠락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구미는 최근 인구가 40만명대로 추락했고, 기업도 해외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지방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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