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블랙베리 기업과 같은 수순 밟을텐가"

  • 이남영,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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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9 18:30  |  수정 2022-06-30 08:15  |  발행일 2022-06-30
조응천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블랙베리 기업과 같은 수순 밟을텐가
조응천 국회의원이 28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 초빙돼 '팬덤 경제학에서 배우는 한국정치의 과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국회의원(경기 남양주 갑)이 지난 28일 대구를 찾았다. 그는 이날 오후 7시 영남일보 지하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팬덤 경제학에서 배우는 한국정치의 과제'란 주제로 강연했다. 강의에 앞서 휴대폰 기업인 블랙베리와 애플의 흥망사를 비교하며 팬덤 경제학에 대한 운을 뗐다.

조 의원은 "2009~2010년 당시만 해도 블랙베리는 미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의 50%까지 차지한 절대 강자였으나, 불과 4년 만에 점유율이 2%로 떨어졌다. 이유는 휴대폰 터치패드였다"며 "당시 블랙베리 휴대폰은 쿼터 키보드였고, 팬덤 중 열정적인 소수는 터치패드에 대한 불호가 있었다. 이후 스티브 잡스가 터치패드,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애플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블랙베리 팬덤의 이탈이 발생해 팬덤 경제의 실패 사례로 꼽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에도 팬덤 경제학 적용이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조 의원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를 예로 들 수 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구 타파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 대신 부산시 국회의원, 부산시장에 출마해 떨어졌다. 여러 번 반복하니 사람들이 진정성을 인정해주고 '저 바보를 우리가 도와주자'고 해서 만든 것이 '노사모'였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 취임 후 태극기 부대와의 거리두기 전략 등으로 태극기 부대라는 거대한 팬덤과의 결별을 통해 국민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블랙베리와 애플의 길 중 블랙베리의 길로 발을 들이는 양상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대선 패배의 원인을 '국민이 검찰 개혁을 원한다' '검찰 개혁을 완벽히 하지 못해 선거에 졌다'"며 검수완박을 주 이유로 꼽았다. 결국 "극성 지지층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팬이 떠나면서 결국 민주당의 지지율은 30%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블랙베리는 대중의 개방성, 다양성, 보편성을 반영하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됐다. 정치계도 기존의 전략 한계를 인식하고 다양성, 개방성을 고려해 한국 정치가 블랙베리와 애플 중 어느 길에 접어들어야 할지를 고심해야 한다"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대구 출신인 조 의원은 성광고, 서울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제18기)을 수료한 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을 거친 재선(20·21대)의원이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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