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영의 삶과 도전 자동차디자인 .8·끝] "후배들에게"…"전 세계 자동차회사 목표 삼아라" 언어·스케치·스토리텔링 능력 갖추면 충분

  • 우도영 중국 BAIC 익스테리어 디자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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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5   |  발행일 2022-07-15 제21면   |  수정 2022-07-15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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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콘셉트 A 세단. 2017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발표. CLS의 뒤를 이어 벤츠의 차세대 디자인을 확립하는 모델로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A세그멘트 세단모델로 세단디자인을 좋아하는 아시아권 소비자를 타깃으로 제작된 모델이다. 동급차량인 CLA 모델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뒷좌석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였으며 그 결과 확연한 3박스 형태를 유지하면서 다이내믹하고 콤팩트한 세단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은 참 매력이 많은 분야이다. 자신이 꿈꾸던 자동차를 디자인하고 그 완성된 자동차가 도로 위를 멋지게 굴러다니는 모습을 본다면 충분히 가슴 벅찬 뭉클함과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글로벌회사에서 양산차와 콘셉트카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그 결과물들이 전시장이나 도로 위에서 직접 마주한 경험이 많은 나로서는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잘 알고 있다. 그런 매력 때문인지 요즘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가진 젊은 학생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다. 학교에서 혹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많은 자동차 디자인에 관련된 정보들을 수집하며 나름의 계획과 노력으로 꿈을 향해 가는 학생들을 보면 자연스레 나의 학창 시절이 떠오르며 오버랩이 되기도 한다.

자동차 좋아하는 열정만으론 부족
좋은 디자인 실제로 많이 봐야 도움
대부분의 회사선 스케치 가장 중요시

3D프로그램 활용 능력도 갖춘다면
완성도 높은 포트폴리오 구성 가능
지방대 출신 불리하단 생각 버리고
부족한 점 파악·보강하며 도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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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AIC 익스테리어 디자인 디렉터)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기까지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에 그만큼의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계획한 것을 포기하지 않고 추진해 나가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빛나는 화려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과정을 끝까지 알고 나면 아마도 오를 수 없는 거대한 산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며 치열한 경쟁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원하는 회사에 자동차 디자이너로 입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안은 채 준비해 나가는 학생들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라 짐작된다.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할 때면 꼭 빠지지 않고 모교를 들러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안타까운 사실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 그것에 맞추어 일관되게 준비해 나가는 것이 아닌 그저 자동차를 좋아하는 열정만으로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수도권 지역과 비교해 자동차디자인에 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할 것이며 실제로 체감해 볼 수 있는 모터쇼나 각종 관련 전시회 또한 거의 대부분 수도권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탓에 아무래도 지방 출신 학생들이 훨씬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좋은 디자인을 실제로 다양하게 많이 접하고 경험하면서 배우는 것만큼 효과적인 공부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리한 환경을 핑계 대고 자신을 가두어 버리면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절대 이룰 수 없는 희망 사항으로밖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희망이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람에게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지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그것은 그저 하나의 상상에 불과하다. 나 또한 학창 시절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꿈을 꾸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 준비했기 때문에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럼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일단 먼저 꿈을 꾸어보자. 나도 이룰 수 있다는 행복한 희망이 첫 단추를 끼우는 중요한 시작점이 된다. 그리고 냉정하게 자기를 분석하고 무엇을 보강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원하는 곳의 목표를 정해야 할 것이다. 그 목표는 한국뿐 아니라 과감하게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을 목표로 삼는 것이 중요한데 그 차이점은 단순하게도 언어의 차이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영어 회화 실력이 된다면 외국의 많은 회사를 겨냥해 도전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어지기에 의외로 쉽게 여러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모든 회사의 판단기준은 학력이나 배경이 아닌 순수 포트폴리오에 있는 본인 실력에 의해서 좌우되기 때문이다. 내가 독일 벤츠 본사에서 근무할 때 종종 한국 지방대 출신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접하게 될 때가 있었다. 실제로 인턴십 기회까지 얻은 학생들을 보기도 했는데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공통으로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서 도전한다는 정신으로 과감히 실천에 옮긴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학생에게 주어진 환경은 다른 이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며 오로지 본인 스스로 필요한 언어능력을 키우고 열심히 실력을 올려 눈높이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맞추어 포트폴리오를 제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물론 그 학생이 들인 시간과 열정의 크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았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면 글로벌 스탠다드로서 충분조건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제일 궁금할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외국 회사에서 학생들에게 원하는 것은 의외로 그리 어려운 조건이 아닌데 간단히 요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를 잘 그릴 줄 아는 학생들을 제일 먼저 선호한다. 왜냐하면 스케치는 디자이너들의 대화수단이며 스케치로서 자기가 생각하는 자동차를 표현해 상대방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 영어 능력이 조금 서툴러도 스케치를 보는 것만으로 그 디자인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스케치를 잘한다는 것은 굉장히 유리한 조건을 갖추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져도 스케치로 표현이 충분히 안 나온다면 아예 기회조차 잡기 힘들기 때문에 수준 높은 스케치 실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거기에 논리적인 스토리텔링이 추가된다면 아주 훌륭한 작품이 구성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란 자기가 상상하는 미래의 가치관을 자동차 디자인에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것을 의미하며 맞고 틀렸다는 판단이 아닌 얼마나 흥미 있는 아이디어를 전개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 그 주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정도의 3D프로그램을 능숙히 다룰 줄 아는 실력을 겸비하여 자기가 디자인한 스케치를 입체적인 모델로 만들어 잘 표현한다면 아주 완성도 높은 퀄리티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어 실력과 함께 이 세 가지 요소를 잘 준비한다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곳이든 도전 가능한 실력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예전 나의 학창 시절에는 몇 안 되던 국내외 자동차 디자인 매거진에 의존해야만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에 학생 신분으로는 꽤 부담되는 금액이지만 매월 자동차 디자인 전문 서적을 구입해 공부를 했었지만 요즈음은 여러 매체와 인터넷 속에 아무런 어려움 없이 수많은 카테고리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수도권이나 비수도권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많이 보편화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내 회사들을 포함해 글로벌 회사의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결코 감히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아니기에 막연하게 어려울 것이며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하기보다는 자신을 믿으며 하나하나 스스로 준비해 나가며 도전하는 것이 훨씬 더 꿈에 가까워지는 방법일 것이다. 자신을 준비시키고 믿고 도전해 보라. 그 과정은 힘들고 고되지만 멋진 여정이 될 것이 틀림없기에 도전이란 단어를 즐길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기를 감히 바라본다. 그리고 그 목적을 향해 열정을 가지고 한없이 노력했을 때 어느 날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괜찮은 결과에 마주하고 있을 것이라고 먼저 경험해 본 한 사람으로서 이 글로 전달해 드리고 싶다. <중국 BAIC 익스테리어 디자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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