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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못 인근 삼송1957와인비스트로에서 맛볼 수 있는 독일 정통 돼지다리 요리 '슈바인스학세'와 한국식 '묵은지오일파스타'. |
돼지다리는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고기 부위다. 한국의 돼지족발, 독일의 슈바인스학세(Schweinshaxe), 중국의 홍샤오주티(紅燒猪蹄), 스페인의 하몽, 프랑스의 피에드 코숑, 체코의 콜레뇨, 오스트리아의 슈텔체, 폴란드의 골롱카, 필리핀의 크리스피 파타, 태국의 카오카무의 공통점은 돼지다리 요리라는 것.
삶고, 찌고, 조리고, 튀기고, 굽는 등 조리방식과 부재료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특유의 부드럽고 구수한 식감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이 중 슈바인스학세는 유럽의 대표 돼지족발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독일어 슈바인(Schwein·돼지)과 학세(haxe·발목 위 관절)의 합성어인데, 이 요리가 유명해진 건 뮌헨의 세계적인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에 안주로 등장한 덕분이기도 하다.
슈바인스학세는 일명 '만화고기'라 불린다. 프랑스, 중국과 달리 발굽은 사용하지 않는다. 족발 염지 작업 후 흑맥주, 양파, 사과, 캐러웨이 시드, 월계수 잎 등을 넣고 삶은 다음 오븐에 구워내 '겉파속쫀(겉은 파삭하고 속은 쫀득)'한 게 특징이다.
대구에도 최근 몇 년 새 슈바인스학세를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생겼다. 이 중 지난 5월 대구 수성못 부근에 문을 연 '삼송1957 와인비스트로'의 슈바인스학세는 독일 정통 족발 맛에 가깝다. '마약빵'으로 잘 알려진 박성욱 삼송빵집 대표가 지난 5월에 론칭했다.
와인비스트로의 셰프가 서울에서 메뉴컨설팅을 받고 와서 자신 있게 내놓았다. 슈바인스학세(4만5천원)를 맛보려면 4시간 이상 걸리기에 하루나 한나절 전 예약이 필수다. 고기완자인 크뇌델 대신 감자튀김이 나오고 곁음식으로는 족발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묵은지오일파스타가 괜찮다.
글·사진=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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