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금지' 교통표지판' 있으나마나...밤만 되면 인도가 주차장 되는 '동성로'

  • 이남영
  • |
  • 입력 2022-07-28   |  발행일 2022-07-29 제1면   |  수정 2022-08-20 07:45
[영남일보 연중 캠페인 人道를 돌려주세요]<8>동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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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밤 1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인도 위는 주차된 차량들로 가득하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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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이면 대구 중구 동성로 인도는 주차장으로 바뀌어 보행자들은 차도로 다닐 수 밖에 없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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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동성로 인도는 밤만되면 차도와 인도가 바뀐다. 이에 가게에서는 '주차 금지' 푯말을 설치하지만 인도 점거 불법주차 차량은 여전하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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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동성로는 밤만 되면 인도와 차도가 바뀌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인도가 '주차장'이 돼 보행자들이 차로로 다닐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밤 10시30분쯤 동성로 일대. 대다수 시민은 인도가 아닌 '차도'로 걷고 있었다. 보행자들은 차도를 걷던 중 승용차나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급히 인도로 옮기거나, 아예 차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확인한 후 차도에서 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밤 11시쯤 동성로 일대 인도는 주차된 차량 사이로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틈만 있는 곳이 태반이었다. 많은 가게가 문을 닫은 시간대라, 차를 가져온 시민들은 가게 앞 인도에 주차한 후 저마다의 약속장소로 향했다. '주차금지' 교통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지만, 운전자들은 아랑곳 않는 듯 했다.

차도를 걷던 보행자들에겐 때때로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이날 한 차량이 주차를 위해 인도로 침입하자, 걸어가던 보행자들은 차량을 피해 차도로 나왔다. 뒤따르던 다른 차량 운전자는 갑작스레 뛰어 나온 보행자에 깜짝 놀라 급정지를 하고, 경적을 울리며 보행자를 위협했다.

이날 동성로를 걷던 시민 이모(29·대구 중구)씨는 "동성로가 유독 인도 위 불법 주정차가 심한 것 같다. 밤에 이 일대를 걸을 때 위험한 순간을 자주 접해 최대한 인도로 다녀보려 하지만 주차된 차량으로 통행하기가 너무 불편한 상황"이라며 "차도를 걷는 게 위험한 건 안다. 인도가 주차장화 돼다 보니 할 수 없이 차도로 걸어 다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동성로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동성로 일대 인도 위 주차 문제는 가게를 시작할 때부터 있었던 현상이다. 보통 밤 10~11시쯤 음주를 즐기러 오시는 분들이 가게 앞에 주차를 하는데, 시간대가 가게들이 영업을 하지 않을 때라 마냥 주차하지 말라고 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라며 "다음 날 오전에는 가게마다 납품 차량이 오기 때문에 주차차량을 빼야 하지만, 일부 차량은 연락처도 없거나 전화를 해도 술에 취해 욕하고 전화를 끊는 일도 여러 번"이라고 토로했다.

관할 지자체는 동성로 일대 불법 주정차 단속이 쉽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동성로 일대 교통 단속은 매일 이동식 CCTV와 고정식 카메라로 이뤄지고 있다. 이동식 CCTV는 평일 오전 7시~밤 10시, 주말 오전 9시~밤 10시까지, 고정식 카메라는 오전 9시~밤 10시로 운영되고 있다. 밤 10시가 넘으면 예산, 인력 등의 이유로 관련 단속이 어렵다는 게 중구청의 설명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동성로 일대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불법 주정차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불법 주정차를 바라보는 일부 상인 간 의견이 다르고 여러 여건 상 문제 해결이 쉽진 않다"면서 "최대한 많은 분들이 납득할 만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중구의 주차장 부족 문제를 지적한다.


이날 인도 위에 주차한 원모(24)씨는 "동성로가 놀 곳은 많지만 주차할 곳이 너무 부족하다. 약속 장소와 가까운 곳에 대다 보면 보행자 통행보다는 차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문 닫은 가게 앞에 주차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심야 불법 주정차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면서, 시민의식에 대한 홍보와 시설물 보강 등 방법을 제안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어두워진 상태에서의 인도 위 불법 주정차로 인해 보행자와의 사고, 차 대(對) 차 사고 혹은 다른 형태의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며 "교통 단속을 확실히 하는 것이 좋지만 지역 상인들의 여론, 인력 등의 이유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소화전 앞, 위험한 지역 등 일부 지역에 한해 우선적으로 불법 주정차를 방지할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한 후 조금씩 시민들에게 계도하면서 순차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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