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갈등 본격화될까…'확대명'에 고민 깊어진 민주당 지도부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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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22   |  발행일 2022-08-23 제5면   |  수정 2022-08-2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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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 사진)·박용진(오른쪽 사진)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른바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으로 분위기가 기울자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높지만, 권리 당원들의 투표율이 저조하고 여기에 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호남에서는 권리당원 투표가 적극적일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결과는 참담했다. 민주당의 심장으로 꼽히는 호남에서 투표율이 30%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 21~22일 이틀간 열린 민주당 전북·광주·전남 순회경선 결과,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율은 전북(34.07%), 광주(34.18%), 전남(37.52%)을 합쳐 평균 35.49%로, 전국 누적 투표율(36.43%)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권리당원 선거인단 117만9천933명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호남(42만1천47명)의 투표 참여가 낮아 민주당 역시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호남의 낮은 투표율을 두고 비명계에서는 즉각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박용진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적으로는 민주당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임, 민주당 지금 상황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임"이라며 "감정적으로는 실망감이고 분위기 상으로는 절망적 체념이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확대명' 분위기가 최고위원 선거까지 미치자 계파 갈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도 골칫거리다. 현재 2위 고민정 후보를 제외하면 1위 정청래 후보를 필두로 3~5위권에 서영교, 장경태, 박찬대 후보가 포진하면서 당선권을 형성한 상태다. 유일한 비수도권 지역구 의원이자 호남을 텃밭으로 둔 송갑석 후보가 지난 주말 호남에서 반등하며 6위로 상승했지만, 1~5위 후보들의 지역구가 서울·경기 지역에 몰려 있어 더 이상의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최고위원에 도전했던 윤영찬 의원은 22일 후보직에 물러나며 비명계에 힘을 보탰다.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원칙과 상식으로 민주당의 사당화를 막아보려 했지만, 전대를 통해 이를 저지하는 길은 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전날까지 총 6.63%의 득표율을 보여 8명의 후보 중 7위를 기록, 당선권인 5위에 들지 못했다.

사퇴를 선언한 그는 이날 이른바 '친명계(친 이재명)'를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그는 "전남과 전북, 광주에서 처참하게 낮은 투표율은 민주당을 향한 마지막 경고이자, 호남이 민주당을 버릴 만큼 지금 우리가 병들었다는 증거"라며 "그럼에도 다수의 최고위원 후보들이 민심에 줄 서지 않고 특정 후보에 줄 서는 상황이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친명계를 직격했다.

이날 '친명계'에 날을 세운 윤 의원은 '친문계'로 평가받는 송갑석 의원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6위를 기록 중인 송 의원 지지 선언을 통해 분산된 비명계 지지를 올리려는 시도로 보인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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