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맛집] 대구 북구 화개장터가마솥국밥…'6천원의 행복' 국물 일품 소고기국밥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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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30  |  수정 2023-09-27 14:39  |  발행일 2022-09-30 제12면
맛나게, 멋나게~

[대구 맛집] 대구 북구 화개장터가마솥국밥…6천원의 행복 국물 일품 소고기국밥
대구 북구 구암동 운암지 인근 '화개장터가마솥국밥'에서 맛 볼 수 있는 소고기국밥.

'백년해로(百年偕老)'라는 말이 있다. '평생을 함께 살아간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이라는 속담이 있다. 땅속에 뿌리 박힌 파는 캤을 때 뿌리에 흙이 묻어 제 색깔을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흐르는 물에 씻고, 오랜 시간 물에 불리면 하얀 뿌리가 드러난다.

'핫 플레이스(Hot Place)'는 넘쳐나지만 '맛집'은 찾기 어려운 요즈음. 한 해를 기다리며 만난 맛집이 바로 '화개장터가마솥국밥'이다. 대구 북구 구암동 운암지 인근에 있는 화개장터가마솥국밥 마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풍경은 빠알간 고무 대야에 담긴 파뿌리다.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맛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정성 들여 재료를 준비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유달리 저렴한 값도 눈에 띄지만 받아든 국물을 한 숟갈 뜨고 난 뒤엔 아무런 표현도 할 수 없다. 얼른 그릇에 담긴 국물이 식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입 속 한가득 국밥을 넣고 온전히 맛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진득하다는 식감이 들 정도로 맛을 품고 있는 국밥 가격은 겨우 6천원. 메뉴는 줄이고 줄여 몇 가지 남지 않았다. 고령에 접어든 주인장을 보아 감히 유추해보면 그저 '맛'을 선물해주고 싶어 운영하는 식당이란 생각이 든다.

영영 잊을 수 없는 국밥 한 그릇 경험이다. 지겹도록 먹어도 질리지 않고, 아끼고 아껴가며 찾아간 보람이 있는 한 끼다. 허한 마음을 달래줄 식사로 손색없다.

면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육국수' 메뉴도 있다. 다만 면을 다 먹고 난 후에도 공깃밥을 찾아 국에 밥을 말아 먹고 싶을 정도로 달려들게 된다.

글·사진=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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