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코먼스가 되는 학교

  • 김언동 경북대 사범대 부설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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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7 07:27  |  수정 2022-10-17 07:41  |  발행일 2022-10-1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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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동 (경북대 사범대 부설고 교사)

지난주 개최된 대구 학생 책축제 부스 전시에서는 새롭게 대구의 독립서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스트북스, 더폴락, 여행자의 책 등 대구의 유명한 독립서점에서 서점을 소개하면서 진행하고 있는 행사와 독립 출판물을 소개했습니다. 독립서점은 대규모 자본이나 큰 유통망에 의지하지 않고 서점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작은 서점을 의미합니다. 출판전문지 '기획회의'에 따르면 2020년 대구에는 19곳의 독립서점이 있습니다. 서점 주인의 취향이 구비하는 도서의 기준이 되다 보니 서점별로 특정 영역에 특화하거나 개성이 묻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학교 도서관도 잘 조성되어 있고, 교과별 수업에도 독서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수행 활동이 많아 학생들도 자신이 원하는 책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수업 시간과 학교 공간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가꾸는 데 독서를 통해 큰 도움을 얻은 경험은 부족합니다.

미디어 매체가 점점 더 발달하고 있는 요즘, 책의 형태는 종이에서 전자책으로, 오디오북으로 그리고 아직은 조금 생소한 증강현실 북이나 가상현실 북으로 계속해서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또 사람들이 독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따라, 책을 둘러싼 환경도 그에 맞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독립서점들은 커피나 음료, 베이커리를 함께 판매하거나 책 처방, 블라인드 북 등 저마다 특색 있는 큐레이션을 선보이기도 하지요. 또 강연이나 북클럽 등의 행사와 SNS를 통한 소통을 통해 작가와 독자, 혹은 독자들끼리 소통하는 독자 참여형 독서라는 새로운 양방향 콘텐츠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이제 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서점이 아니라, 공간을 찾는 모두가 함께 '의미'를 만들어가는 공유공간, 코먼스가 되고 있습니다.

책 '약국 안 책방'은 코먼스가 된 서점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약사인 저자의 일상은 언뜻 보기엔 평범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비범합니다. 약을 조제하고, 필요한 약을 주문하고, 손님들에게 약을 권하는 시간마다 끼워 넣은 일들이 예사롭지 않지요. 약사 업무 이외에 그가 하는 일은 책 리뷰 쓰기, 책 주문하기, 책 정리하기, 도서 이벤트 기획하기 등입니다. 그에게 책 읽기는 인생 최고의 최장기 취미죠.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발전시켜서 지속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저자는 어느 날 문득 책방을 차리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리고 기가 막힌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내는데, 운영 중인 약국 안에 책방을 조그맣게 연 것이죠. 저자는 약국을 찾는 손님들에게 책방도 방문하는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학교는 왜 코먼스가 되어야 할까요? 홍윤철은 책 '호모 코먼스'에서 '학교는 세상과 떨어진 장소가 아니라 세상과 함께 하는 공유지로 특정한 정치적 혹은 경제적 이해 관계에 의해 사유화되지 않은 공간으로서 세상을 이해하고 같이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고 실천하는 곳이어야 한다. 따라서 학교는 공유지로써 미래의 민주 시민을 키우는 민주적 공동체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우리 사회의 여러 구성원들과 협력하여 보다 나은 삶을 살 방법을 가르쳐 주는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집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동안은 코로나 시대의 교육에 관해서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시대 이후의 교육을 고민하고 있지요. 디지털 리터러시, 학습 격차 해소, 돌봄 문제, 교사의 역할 변화 등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학교는 변화하는 시대에 공동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교사와 학생이 함께 고민하는 코먼스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언동 (경북대 사범대 부설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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