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들아 미안하다" 눈물의 서울광장 합동 분향소

  • 서정혁,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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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31 18:31  |  수정 2022-11-01 06:45  |  발행일 2022-11-01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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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가 설치된 서울광장에 시민들이 조문을 위해 국화꽃을 받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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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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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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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에 시민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꽃화꽃을 들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해 31일 서울 곳곳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는 하루 종일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국화꽃으로 가득 찬 분향소 앞에서 헌화하고 묵념하며 불의의 사고로 짧은 생을 마친 영혼들의 넋을 기렸다. 고개를 떨군 채로 흐느끼기는 시민도 있었다.

◆"애들아 미안하다" 충격과 슬픔에 죄책감
이날 오전 11시쯤 찾은 서울시청 광장 앞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는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국화꽃을 받아들고 분향소를 향하는 길 옆으로 한 시민이 '애들아, 미안하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광장에 앉아 있었다.

합동 분향소 옆에는 이태원 사고 심리지원 현장상담소도 운영되고 있었다. 서울 시청광장 합동분향소 한 켠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조화가 놓여 있었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국화꽃을 받아 들고 조문을 했다. 분향소 옆에는 희생자들에게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시민들은 모두 충격에 빠져있었다. 대학생 박 모씨는 "분향소가 오늘 설치된 사실을 몰랐다. 약속이 있어 가는 길에 들렸다"며 "나와 비슷한 또래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또 이런 일이 나에게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서웠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근 회사에 근무한다는 박 모씨는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에 시간을 내서 분향소를 찾았다. 재난이 아닌 사고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함께 분향소를 찾은 모녀는 "코로나로 인한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당연히 사람이 많이 모일 것이라 예상하고 대처했어야 했다. 경찰들이 투입돼 인원을 통제했다면 이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어른들 책임인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사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한 모씨는 "이번 참사에 대해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애도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안 그래도 슬픈 일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으로 나라가 갈라져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재계 각 분야의 애도 물결 이어져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시스템 철저 점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3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헌화와 함께 묵념을 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정 위원장은 조문록에 '못다 핀 꽃잎처럼 떠난 젊은이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올립니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철저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또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너무 비통한 마음"이라면서 "우리 안전망, 안전 시스템을 철저하게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이태원 인근 녹사평역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 차림에 왼쪽 가슴에 '추모' 리본을 달고 참석한 이 대표는 "왜 그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앞으로 이런 일을 막으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당연히 사후조치가 뒤따라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할 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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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 한 시민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이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단체 임직원들도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잇따라 찾아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경제단체들은 전날 성명을 통해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사회의 안전 시스템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근본적으로 재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청 합동분향소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각계 인사들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도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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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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