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송정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능이버섯 닭백숙'. |
흔히 한국 사람들은 '일 능이, 이 송이, 삼 표고'라 한다. 거무튀튀한 색깔에 나팔꽃 모양을 한 능이는 버섯 중 가장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한방에서는 소화 기능을 돕고 탁한 혈액을 맑게 하는 약재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 단백질 분해성분(프로테아제)과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웰빙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일찍부터 능이 맛과 효능을 알았던 이들은 능이백숙을 즐겨왔다. 서늘해진 날씨에 '능이백숙'으로 환절기 기력을 보충해보는 건 어떨까. 대구 달성군 옥포읍에 위치한 '일송정'은 보양식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능이 전문점으로 꽤 알려진 곳이다. 대표 메뉴는 '능이토종닭백숙' '전복능이토종닭백숙' '능이오리백숙' '전복능이오리백숙' 등이다.
큼지막한 오리 한 마리 위에 소담스럽게 쌓인 능이를 우려낸 백숙은 처음 보면 낯선 느낌이 드는 갈색 국물이 특징이다. 당귀, 오가피, 엄나무 등 10여 가지 약재에 건 능이에서 우러나온 갈색 국물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게 한다. 오리고기에서는 잡내를 전혀 느낄 수 없고 은은히 퍼지는 능이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인근 오리농장에서 생오리를 공수해 육질은 탱글탱글하면서도 부드럽다. 능이는 식감이 거의 고기와 같아 오리고기와 잘 어울리는 궁합을 이룬다. 능이 향이 밴 국물은 잘 달인 보약을 마시는 느낌을 줄 만큼 진하다. 상차림이 푸짐해 오리 한 마리를 주문하면 4인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글·사진=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