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이더] 걸그룹의 음반 판매량 고성장 왜?

  •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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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5 11:05  |  수정 2022-11-05 12:16  |  발행일 2022-11-08 제13면
박다겸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

지난 10년 간 전체 실물 음반 판매량 비중에서 걸그룹은 20%를 넘긴 적이 없다.

심지어 한국 음반 판매량 성장률이 전년대비 40%이상 달했던 2021년만 해도 (블랙핑크의 완전체 부재로 인해서) 걸그룹 음반 판매량이 정체(2020년 706만장 vs 2021년 700만장)되면서 걸그룹 비중은 12%까지 하락했다.

그런데, 2022년 1~9월 걸그룹 음반 판매량 비중은 27%로 급등했다. 해당 기간 걸그룹 음반 판매량은 1천 540만장으로 9개월만에 2020년-2021년 합산 판매량을 넘어섰다.

밀리언셀러 달성 걸그룹 역시 2020년 블랙핑크가 최초이자 마지막이었다. 2022년에만 4개 그룹(에스파, 아이브, 트와이스, ITZY)이 새로 추가돼 이제는 200만장 중반 급으로 올라선 '블랙핑크'의 뒤를 쫓고 있다.

2022년 걸그룹 음반 판매량의 유례없는 고성장 배경에는 데뷔 앨범 판매량에서 확인되는 K-팝 소비자 저변 확대(2015-2019년 데뷔 걸그룹 평균 12만장 vs 2020-2022년 데뷔 걸그룹 42만장)와 여성 팬덤의 걸그룹 음반 구매 성향 증가(알라딘 구매자 데모그래픽 내 여자 비중: 3세대 걸그룹 데뷔 앨범 32~56% vs 4세대 걸그룹 데뷔앨범 65~78%)가 있다.

이를 토대로 적어도 국내에선 4세대 걸그룹들은 3세대에 비해 훨씬 큰 규모의 여성 팬덤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기에 높은 음반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음반 시장의 주요 소비자인 여성이 신인 걸그룹 음반을 하필 올해 들어서 본격적으로 소비하게 된 배경에는 스트리밍을 통한 대중성의 확보가 작용했다고 판단한다.

2018년 iKON을 마지막으로 국내 연간 스트리밍 차트 상단에 단 한 곡도 진입하지 못한 신인 보이 그룹들과 달리 2021년 '에스파'를 시작으로 '아이브' ' 뉴진스 '등 신인 걸그룹들은 데뷔 직후부터 스트리밍 차트 상단을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

히트곡 없이 밀리언셀러를 넘긴 보이그룹들이 훌쩍 커진 글로벌 팬덤층 공략에 집중하는 사이 놓쳤던 국내 스트리밍을 통한 신규 팬덤 확장을 지난 2년간 히트곡 제조(?)에 성공한 걸그룹들(에스파·아이브·뉴진스)이 누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돌 산업의 가장 기본적인 (그리고 어려운) 성공 공식인 대중성을 바탕으로 한 신규 팬덤 확장에 성공하는 그룹은 고성장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국내 대중성을 바탕으로 팬베이스를 넓히고 있는 신인 걸그룹들의 경우, 향후 보이 그룹과 견줄 수 있는 강도의 수익화 가능성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이들이 K-POP 산업에서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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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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