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남의 이야기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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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2 06:38  |  수정 2022-12-02 06:47  |  발행일 2022-12-02 제23면

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헬스장에도 이용자들이 조금 많아졌다. 이른 아침 시간이어서 주로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많고 친한 사람들끼리는 소소한 일상의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흘려듣기 어려운 것도 있다.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안마의자를 이용하는 것도 다리가 아파 힘들다고 푸념한다. 힘들게 살아왔거나 건강 관리를 제대로 못 한 탓일 터이지만 나에게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저녁에는 집 근처 학교 운동장을 걷는 운동을 한다. 여기에도 몇몇 사람들은 두세 명씩 뭉쳐 부지런히 걷거나 가벼운 기구로 운동을 하면서 대화를 나눈다. 가족이나 지인들의 건강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대화에 귀가 솔깃해진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커지는 것이 건강에 관한 관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에 이상이 있어 몸이 불편한 이웃이 재활을 위해 꾸준히 운동장을 걷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냥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태원 참사나 화물연대나 지하철 등의 파업은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형 참사는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파업은 산업계나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끼친다. 사연이야 구구절절하겠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서민들은 안타까울 뿐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만 부질없는 생각에 그래도 남의 나라 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상념이 들기도 한다. 날씨가 추워지니 이래저래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지는 아침이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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