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함께하는 인성교육. 감사·존중 배우는 아이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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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2 07:09  |  수정 2022-12-12 07:19  |  발행일 2022-12-12 제11면
■ 체험 중심 '대구인성교육'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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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소홀해질 수 있었던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대구시교육청이 마련한 '다:행복한 가족 인성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아이들이 사람과의 관계를 배우는 첫 번째 공간은 '가정'이다. 하지만 상당수 가정의 자녀가 1명으로 그치면서 그걸 배우기 힘들어졌다. 혼자밖에 없는 탓에 가정 내에서 양보를 배우기도, 갈등을 풀어내는 방법도 그 안에서 경험해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정에서 학습한 배려와 양보, 갈등 극복 등의 경험을 학교생활 등에서도 적용하고, 또 키우게 된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차단됐다. 이런 탓에 타인과 함께하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인성을 키우고, 사회적 지지를 통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이 됐다. 대구시교육청이 가정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체험활동을 통해 소통과 공감 속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중심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한 이유도 여기 있다.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고 우리 아이들이 바른 인성을 갖추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속에서의 긍정적인 체험과 건강한 관계 맺음이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 랜선코칭 통해 집에서 다양한 인성교육체험활동
가족간 대화의 시간 늘어나고 아이들 건강한 성장 도움
다른 가족들과 지역 역사현장 방문해 퀴즈 맞히는 시간
코로나 장기화로 사회성 부족한 아이들에 딱 맞는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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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대구시교육청이 마련한 '온(溫)통맘과 함께 떠나는 우리동네 행복 투어'에 참가한 가족들이 상화 가족 돗자리 백일장에 참여해 글을 쓰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가정으로 배달된 인성 체험활동 프로그램

코로나19로 직접 대면이 부담스러운 가정을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각 가정으로 인성놀이 프로그램을 배달, 가정구성원끼리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3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여 가정에는 4월 행복, 5월 감사, 6월 마음(명상) 등 주제별 인성꾸러미 속 워크북과 활동 안내 자료를 보냈고, 가족 구성원들은 이를 활용해 일주일 내외의 기간에 온가족이 함께 '서로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행복 연습하기' '가족들과 감사의 마음 나누기' 등의 인성 도전과제를 실천했다. 과제를 마친 후에는 놀이 활동 전문가의 진행에 따라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온가족 랜선 인성놀이 활동에 참여하면서 행복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180가정, 70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놀이를 하면서 '아이의 양손을 잡은 지가 언제일까' '아이의 눈을 바라본 것이 얼마만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뭉클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항상 서로에게 감사하고 만족하는 행복한 가족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감사'를 주제로 한 온가족 랜선 인성놀이에 참여한 한 학생은 "엄마, 아빠에게 '저를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이번 시간을 통해 내가 엄마, 아빠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더욱더 함께 사랑하며 지내고 싶다고 느꼈다"고 했다.

◆얼굴 보며, 마음 키운 대면 인성프로그램

대구시교육청은 지역 내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에서 온가족이 함께 모여 각 장소와 관련된 역사퀴즈를 해결하고, 행복을 주제로 한 인성놀이인 '다:행복한 가족 인성놀이'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초등학교 3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희망 40가족(160명)을 대상으로 총 4기에 걸쳐 진행됐다. 9월에는 대구시 유형문화재인 남산관(1기), 10월에는 대구교육박물관(2~3기), 11월에는 현풍향교(4기)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여 가정에서는 교육청에서 온라인으로 배부하는 사전 활동 자료를 활용해 지역 역사 문화와 관련된 '다:행복한 탐구활동'을 자율적으로 진행한 이후 각 장소에서 가족이 모여 놀이 활동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온가족 역사퀴즈 및 인성놀이' 활동에 참여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역사 현장에서 다른 가족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코로나19로 경험하기 어려웠던 타인과 함께하는 체험활동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시간이 됐다고 참여한 가족들은 입을 모았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역사퀴즈와 인성놀이 활동을 하면서 가족들과 오랜만에 즐겁게 웃어보았던 것 같다. 특히 퀴즈를 풀고 놀이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동안 아이에 대해 몰랐던 부분이 참 많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가정에서도 아이와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더욱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본 우리 동네

역사탐방과 함께 '온(溫)통맘과 함께 떠나는 우리동네 행복 투어' 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10월8일부터 4주간 매주 토요일 초등학교 3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희망 40가족(80명)을 대상으로 대구근대골목 일대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대구의 역사와 문화예술 자산을 매개로 한 가족 체험활동을 통해 교육공동체의 심리·정서 회복 및 행복감 증진을 위해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가족 투어 활동 '대구근대역사와 문화예술을 따라서'와 전문 강사와 함께하는 가족 소통 활동 '우리 가족 행복 지도 만들기' 등으로 꾸며졌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참여 가족들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 한복으로 옷을 갈아입은 후 문화해설사와 함께 대구근대골목 투어를 하면서 고택 둘러보기, 민속놀이, 인력거 체험, 독립 운동가들의 이름으로 3행시를 짓는 '상화 가족 돗자리 백일장' 행사 등에 참여했다. 또 '우리 가족 행복 지도 만들기'라는 가족 소통 활동에서는 전문 강사와 함께 가족 투어 프로그램 중 촬영했던 사진을 공유하며 사진 속에 숨어 있는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나누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은 "이렇게 가까운 곳에 독립 운동가들이 살고 있었다는 점에 매우 놀랐다. 또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아빠와 함께 딱지치기를 한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한 학부모는 "무심코 찍은 사진 속에 나와 아이의 다른 성향이 담겨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아이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프로그램을 평가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심리·정서적으로 지친 우리 아이들에게 타인과 함께하는 체험활동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가족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아이들이 사회적 관계를 건강하게 형성하여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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