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兆 추가 수익 기대되지만…산단업체 참여 여부가 성패 좌우

한화자산운용이 대구 17개 산업단지 지붕과 유휴부지에 최대 3조원을 투자해 태양광 1.5GW 발전시설을 설치한다. 대구 성서산단(위쪽)과 염색산단. 〈영남일보 DB〉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이 대구지역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3조원 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키로 하면서 대구 모든 산단이 친환경 산단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노후화한 슬레이트 공장 지붕을 뜯어내고 태양광 패널로 덮는 사업이지만, 대구시 재정 지원이 없는 만큼 지역 업체들이 얼마나 호응할지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는 12일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한화자산운용〈주〉, 협력사 5개사, 산업단지 관리기관 7개소 등과 '대구 스마트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한화자산운용이 대구 17개 산업단지 지붕과 유휴부지에 최대 3조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투자해 태양광 1.5GW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기업 주도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다. 신고리 원전 1.5기 용량 수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민간투자 사업이다.

태양광발전시설은 대구 도심 면적의 15%에 달하는 산업단지 지붕에 설치된다. 이를 통해 산단 업체들은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보급하는 것은 물론, 1급 발암물질인 노후 석면 슬레이트 공장 지붕(116만㎡) 전체를 철거하게 된다. 친환경 산단 조성으로 근로자들의 근무여건이 개선되고 시민건강을 증진하는 의미도 있다.

태양광 설치 기업들은 추가 혜택도 받는다. 한화자산운용이 참여기업에 태양광 및 전기차 충전기 무상 지원, 에너지효율화 사업(600억~900억원), 전기차 교체(2천500억원) 등을 지원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기업들에는 1조원가량(참여 업체 3천650억원·임대료 수익 8천500억원)의 매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당초 홍준표 대구시장은 노후화가 심각한 대구 산단의 시설을 개선하고 친환경 탄소중립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산단 지붕 태양광 사업'을 구상해 왔다. 때마침 지난달 초 한화자산운용과 특수목적법인 SRS〈주〉가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을 먼저 제안했고, 대구시는 산단관리기관 등과 심도 있는 협의를 거쳐 이번에 대규모 투자건을 성사시켰다.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대구 산업단지 태양광사업 모델이 향후 전국 산단에 도입돼 국가 차원에서도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협약에 따라 한화자산운용이 태양광 사업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전용펀드를 조성해 투자한다. LS일렉트릭·한화시스템·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 책임 시공을 맡고, LG에너지솔루션 AVEL이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담당한다. 현장 시공 협력사는 100% 지역업체가 맡는다. 이번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선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무상으로 교체해 주고, 기존보다 높은 건물 임대료를 지급하도록 할 방침이다.

대구시 차원에선 재정적 지원은 일절 발생하지 않는다. 대신 발전사업 인·허가, 태양광 설치에 따른 한국전력공사와 협의 지원, 태양광 시설물에 대한 승계 문제 협의 등 사업추진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사상 최대의 민간 태양광 투자를 통해 탄소중립과 스마트 산단으로의 전환을 시도해 대구를 신재생과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만들겠다"며 "산단 입주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산단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을 계기로 '친환경 스마트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95만t 감축 △전력 자립률 12.9% 상승 △태양광 보급률 전국 1위 달성 △고용유발효과 2만8천명 △지역 시공업체 매출액 약 1조원 증대 △참여업체 임대료 수익 8천500억원 발생 등의 직접적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한화자산운용= 한화그룹 계열사로 자본금 1조원에 100조원 가까운 운용자산을 보유한 국내 굴지의 자산운용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