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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내년 말 개관 예정인 대구간송미술관의 운영 방향은 전시, 교육, 보수복원 세 축으로 나눠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
"간송미술관을 설립한 간송 전형필 선생은 일제강점기 민족 문화재를 수집해 지켜내며 '문화보국(문화로 나라를 지킨다)'의 뜻을 실천하셨습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우리 문화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는 방식으로 현 시대에 맞게 간송의 '문화보국'의 뜻을 이어갈 것입니다."
내년 말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진행했던 '간송다담'(간송이 지켜낸 문화유산의 가치를 공유하는 문화행사) 특강을 위해 지난 8일 대구를 찾은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NFT, 유튜브 등 다양한 형태의 방식으로 국내외에 우리의 소중하고 위대한 문화에 대해 매력적인 인상을 남기도록 하고 더 관심을 갖게 하고 더 알고 싶게 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구간송미술관 개관 전에 대구 시민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 '간송다담' 행사는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강연 예약이 모두 마감되는 등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전 관장은 "간송다담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대구간송미술관은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간송미술관의 운영 방향은 전시, 교육, 보수복원 세 축으로 나눠 진행할 것"이라면서 "특히 간송미술관이 보존복원에 대한 역량을 갖춘 만큼 대구간송미술관이 보존복원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안동과 대구 등의 지류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 보관, 연구로 문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역할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은 언제로 예상하고 있는지와 개관전에서 어떤 전시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현재 건축 계획상으로는 내년 7~8월에 준공되는 걸로 돼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느 정도 연기될 것 같다. 내년 하반기에 건축 승인이 마감되고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 개관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8년 대구미술관에서 열렸던 '간송 조선회화 명품전'은 간송 컬렉션 중에서 회화 부분에서 미술사적으로 뛰어나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을 엄선해 선보였던 전시다.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은 회화에만 머무르지 않고, 도자·금속·글씨 등 간송이 가지고 있는 대표성 있는 콘텐츠를 모두 만날 수 있는 가장 아이코닉한 전시가 될 것이다. 간송 컬렉션 중에는 국보가 12점, 보물이 30점 정도 있는데, 그중에 보여줄 수 있는 컨디션이 되는 모든 것을 전시할 예정이다."
▶앞으로 대구간송미술관의 운영 방향은 전시, 교육, 보수복원 세 축으로 나뉜다고 했다. 우선 전시 방향에 대해 들려달라.
"현재 전시는 상설전과 기획전 투 트랙으로 나갈 것이다. 상설전은 교육적인 부분에 중심을 둔 전시로, 간송에 대한 스토리, 경북지방의 문화, 우리나라 고미술 전반에 대한 정보 등에 대해 다루는 전시를 선보일 생각이다. 기획전의 경우 아주 전통적인 형태에서부터 미디어, VR, 음향, 향기와 융합하는 등 다양한 앵글에서 복합적이고 강한 인상을 안겨주는 전시를 마주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간송 컬렉션에만 천착하지 않고 국내외에 있는 저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유물이나 작품을 선보일 것이다."
▶대구간송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의 대상 및 계획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유아에서부터 시작해 초등, 중등 정도가 중심이 될 것 같다. 교육 프로그램의 경우 미디어 등 이들이 익숙한 미디엄으로 접근하고 다양한 형태를 활용해 노출함으로써 친하게 하고 더 접근하고 싶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이번 '간송다담'의 토크 콘서트처럼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진행할 것이다."
▶간송미술관이 NFT사업에 뛰어든 데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NFT는 도구다. 사실 칼이라는 도구가 잘못된 사람 손에 들어가면 흉기가 되지만 훌륭한 셰프의 손에 들어가면 사람을 살리는 음식을 만드는 좋은 도구가 된다. NFT도 마찬가지다. 탈중앙화라는 원칙과 정확한 방향성을 갖고 공개해 진행한다면 훌륭한 커뮤니티 운영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리가 더 돼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에 어떤 의미에 있어서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 믿는다."
▶몇 년 전 유물을 경매에 출품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실 경매 출품과 관련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2018년도에 저희 아버님(고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께서 돌아가시면서 재정적인 부분으로 인한 일시적인 일이었다. 향후 경매에 출품한다든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 염려하지 않으셔도 좋다."
▶지역과의 어우러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을 것 같다.
"미술관은 미술관이 개관하는 그 지역 사회에 녹아들어 지역에 기여하고 지역과 상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역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을 비롯해 지역과의 상생 노력에 밀도를 높여가겠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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