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산수유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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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3 06:42  |  수정 2022-12-23 06:41  |  발행일 2022-12-23 제23면

엊그제 올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밤낮으로 영하의 날씨가 이어져 도로를 제외하고는 내린 눈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내린 눈이 남아 있으면 붉은색 겨울나무 열매들이 더욱 눈에 도드라지고 예뻐 보인다. 길가에 흔히 보이는 남천열매, 산골 마을의 산수유, 숲속의 청미래덩굴 열매 등. 대부분 붉은색을 띠고 있어 흰 눈 속에서 명시도가 높아진다.

층층나뭇과에 속하는 산수유의 학명은 코르누스 오피시날리스(Cornus officinalis)인데 오피시날리스는 약으로 쓰인다는 의미다. 학명이 약용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만큼 열매가 동서양에서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하는 데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방에서는 꼭 필요한 약재로 꼽히며 민간에서도 콩팥의 기능을 향상하고 오래 복용하면 어지럼증과 이명·무릎이 아픈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에 땀을 많이 흘리는 허약체질에는 새 힘을 솟게 하는 효험이 있단다. 익은 열매는 말라가면서 검붉은 색을 띠며 쪼그라드는데, 더 작고 길쭉하기는 하지만 대추를 닮았다. 이 때문인지 산수유를 석조·축산조 등 대추나무 조(棗)자를 붙여 부르기도 한다.

산수유가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나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나무는 대개 열매를 따기 위해 심은 것들이다. 열매를 얻으려고 심었는데 봄에 피는 노란 꽃이 예뻐 상춘객들이 몰리고 축제도 연다. 열매는 요즘처럼 먹이를 얻기 힘들 때는 새들의 중요한 식량이 되기도 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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