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우리 영공 침범...7시간 동안 서울, 파주 등지 헤집고 다녀

  • 임호
  • |
  • 입력 2022-12-27  |  수정 2022-12-26 21:06  |  발행일 2022-12-27 제1면
군 대응태세 허점 노출
북한 무인기 우리 영공 침범...7시간 동안 서울, 파주 등지 헤집고 다녀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군이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무인기가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해 서울 인근까지 접근, 7시간 가량을 비행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 군은 즉각 공군 전투기와 공격헬기 를 투입하고 격추 전술 조치를 취했지만, 격추에는 실패했다. 군의 대응 작전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의 민항기 이륙이 한때 전면 중단했다. 작전을 위해 출격하던 공군 경공격기(KA-1) 1대도 추락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10시25분쯤 경기도 김포와 파주시, 인천 강화군 강화도 상공으로 내려온 무인기를 순차적으로 포착했다. 북한 무인기는 총 5대가 식별됐다. 군은 무인기 항적을 김포 전방 군사분계선(MDL) 이북에서부터 포착한 후 이를 무인기로 식별하고 경고 방송과 경고사격을 여러 차례 했으며, 공군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 대응 전력을 투입해 격추 작전에 나섰다. 20㎜ 헬기 기관포 100여 발 사격도 시도했다.

북한 무인기들은 여러 대가 각기 다른 형태의 항적을 보인 가운데 일부는 민간인과 마을이 있는 지역까지 내려왔다. 1대는 특히 파주 인근 민간인 거주지역 상공을 지나 서울 상공으로 진입했다가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5년 만에 북한 무인기가 남측 영공을 침범해 서울, 강화, 파주 상공을 7시간 넘게 휘저은 가운데 우리 레이더 탐지에서 사라져 군의 대비태세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무인기는 '국지도발 전 목표 획득'을 겨냥해 비행지역 군사시설들을 촬영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북한 무인기 남하 및 우리 군의 대응에 따라 김포·인천국제공항에선 오후 1시18분~2시6분 사이 항공기 이륙이 중단됐다. 이번 상황과 관련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27일 현장 작전부대들을 방문, 작전 전반에 대한 조치 상황을 확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은 2017년 6월 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무인기 1대를 지역주민이 발견한 후 처음이다. 당시 무인기는 강원도 금강군에서 발진해 경북 성주까지 약 266㎞를 날아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등 총 555장의 항공사진을 촬영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4년 3~4월과 9월 경기도 파주시와 인천 백령도, 강원도 삼척 등지에서 총 4대의 북한 무인기가 발견된 적도 있다. 이들 무인기엔 당시 청와대, 군사시설 등을 촬영한 항공사진이 담겨 있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