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등 1373명 특별사면…野 "부패·적폐세력 부활"(종합)

  • 임호,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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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8  |  수정 2022-12-28 06:52  |  발행일 2022-12-28 제5면
이 전 대통령 벌금 82억원도 면제…김경수는 복권 없는 사면

최경환 등 국정농단 연루 朴 정부 주요인사 대거 복권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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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발표된 2023년 신년 특별사면·복권 대상으로 선정됐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잔여 형기가 5개월 남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이번에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복권은 되지 않아 2028년 5월까지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복권됐다. 잔여 형기가 5개월 남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지만, 복권은 되지 않았다. 정부는 신년을 앞두고 이들을 비롯한 1천373명에 대해 28일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8·15광복절 특사에 이은 두 번째 특사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인 9명, 공직자 66명이 사면·감형·복권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94억원의 뇌물수수와 252억원의 횡령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과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을 확정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1년8개월 복역한 후 건강 문제로 형 집행이 정지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15년의 잔여 형기뿐 아니라 아직 내지 않은 벌금 82억원도 면제받는다.

김 전 도지사는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다만 복권 대상에는 들지 못해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박근혜·이명박 정부 출신 주요 인사도 대거 사면된다. 박근혜 정부 인사로는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조윤선 전 정무수석과 비서관들, 국가정보원을 동원한 불법사찰 의혹에 연루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복권된다. 국정원의 이른바 '블랙리스트'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최근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도 형 선고 실효와 복권된다.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던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도 복권된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았다가 가석방으로 풀려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잔형 면제·복권된다. '국정농단 CJ 강요미수'에 가담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특활비 상납 사건에 연루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도 함께 복권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을 주도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잔형 감형), 민병환 전 국정원 2차장(잔형 면제 및 복권),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복권) 등도 사면 대상에 올랐다. '댓글 수사 방해' 사건에 연루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과 '국정원 특활비 불법수수' 의혹을 받은 김진모 전 청와대 비서관은 복권되고, '어용 노총 설립 지원' 의혹을 받은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형선고 실효 및 복권된다. '군 댓글공작'에 연루된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형 집행 면제 및 복권),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복권) 등 군 관련 인사들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현 정부 인사 가운데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형 선고 실효됐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최구식·이병석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완영 전 자유한국당 의원,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신계륜 전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정치인도 사면된다. 강운태 전 광주시장과 홍이식 전 화순군수도 대상이다.

여야는 이날 이번 특별사면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통합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부패·적폐 세력의 부활"이라고 비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사면은 통합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통합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을 구태 정치 시각으로 보는 민주당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양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는 이번 사면을 두고 '들러리' '방패막이'에 이어 '죄악'까지 운운하며 비판에 열을 올린다"며 "불안돈목(佛眼豚目·부처님의 눈과 돼지의 눈)이라 했다. 부처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추해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사면을 "부패 세력과 적폐 세력의 부활"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부패 세력과 박근혜 적폐 세력을 풀어준 묻지 마 대방출 사면"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력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지만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사면"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부패한 범죄자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사면과 복권, 82억원의 벌금 면제라는 선물을 베풀었다. 이것이 윤 대통령이 입이 닳도록 강조한 공정과 상식이냐"며 "사면 불원서까지 제출한 김경수 도지사를 끌어들여 사면한 것도 황당하다. 10년 이상 형이 남은 범죄자와 곧 만기 출소를 앞둔 사람을 같은 무게로 퉁친 것"이라고 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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