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수출기지 경북 구미서 외국인 합동 세배 '눈길'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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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2 07:24  |  수정 2023-01-22 07:24  |  발행일 2023-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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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구미지역 외국인 근로자와 그의 자녀들이 합동 세배를 올리고 있다. <꿈을이루는사람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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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외국인 근로자의 자녀가 세뱃돈을 받고 있다. <꿈을이루는 사람들 제공>

내륙 최대 수출기지인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외국인들이 설 명절을 맞아 합동 세배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설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구미 지산동 구미외국인주민센터. 센터 앞 마당은 베트남·스리랑카·캄보디아·중국·인도네시아·태국·미얀마·우크라이나 등 세배하러 온 외국인들로 가득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구미에 왔다가 부부의 연을 맺은 외국인과 그들의 자녀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진오스님을 비롯한 여러 스님들에게 합동으로 세배하고 덕담을 들었다.

진오 스님은 "한국에서는 새해를 맞아 어르신들에게 인사하러 다닌다"며 "한국의 큰 명절 설날을 가족이 함께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날 행사가 진행된 구미외국인주민센터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자립을 위해 마련된 곳으로 <사>'꿈을이루는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다.

꿈을이루는사람들은 '탁발 마라토너'로 유명한 진오 스님이 2000년 설립했으며, 외국인노동자의 직장 내 폭력과 임금 체불 상담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고 있다.

현재 △구미외국인노동자상담센터 △외국인노동자 쉼터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 보호시설 △다문화 달팽이모자원 △어르신공양방 △청소년 장학금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진오 스님은 지난해 5월 재한외국인 인권보호와 사회통합에 기여한 공로로 윤석열 대통령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날 행사 주최 측은 신창메디칼·구미대·구미차병원·모던컴퍼니·구미개인택시지부·한국산업인력공단경북서부지사·구미농협·SK실트론이 후원한 쌀·마스크·라면·양말·방역키트 등 각종 선물꾸러미를 외국인들에게 전달했다.

태국 외국인노동자 부부 '타사이 웃'씨와 '마노핑 수파폰'양은 "아플 때 도움을 주고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후원해 주는 구미지역 기업과 단체에 늘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도회장 강현자씨는 "타국에 와서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아프지 말고 모든 소망 이루길 바란다"며 "진오스님과 함께 여러분들을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미얀마 유학생 '산다'씨는 "고향을 떠나 힘든 유학 생활을 보내고 있었는데 좋은 분들을 만나 힘이 난다"며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장호 구미시장은 "비록 본국에 가지는 못하지만 이곳에 모인 사람들끼리 설 연휴를 즐겁게 보내길 바란다"며 "앞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산단의 수출 증가세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 비율이 높은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늘리면서 구미를 떠났던 외국인 근로자가 되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말 구미시에 등록된 체류 외국인은 4천990명으로, 2021년 말 4천580명이 비해 410명 증가했다.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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