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벌레 잡아먹는 버섯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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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9 06:41  |  수정 2023-02-09 06:41  |  발행일 2023-02-09 제23면

동충하초는 균이 벌레의 몸속으로 침투하여 속에서 자라다가 여름에 자실체, 즉 버섯을 곤충의 몸 외부로 성장시키는 것을 말한다. 버섯 균이 벌레의 몸에서 기생하여 영양소를 흡수하고 벌레를 죽게 한다. 식물도 동물도 아닌 균은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거나 영양체를 포식할 수 없으며 식물이나 동물에 기생한다. 그러나 일부 균류는 냄새로 선충(線蟲)을 유인하여 잡아먹는다. 이들 균은 가까이 접근한 선충을 끈끈이로 잡거나 고리로 조여 죽인 후 양분을 흡수한다. 이는 선충을 포식한다는데서 동충하초의 경우처럼 기생하는 것과 다르다.

먹는 버섯 중에서는 느타리버섯이 유일하게 벌레를 잡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대만 연구진이 느타리버섯이 어떻게 선충을 포식하는가를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슈에 옌핑 박사 등은 느타리버섯이 휘발성 케톤인 3-옥타논이 들어 있는 독주머니를 만들었다가 선충이 접근하면 이를 터뜨려 선충을 사냥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느타리버섯이 항상 이 막대사탕 모양의 독주머니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질소가 극히 부족한 환경에서만 만들어낸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낸 독특한 생존 수단이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느타리버섯 '솔타리'와 '세나'가 베트남에 진출한다는 소식이다. 우리나라 버섯이 사용료를 받고 해외에서 재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느타리버섯은 식용 버섯 중 식감이 가장 좋은 버섯으로 꼽힌다. 느타리버섯이 만들어내는 3-옥타논은 선충은 죽이지만 식물과 버섯에 흔하며 맛과 향기를 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체에는 해가 없다니 맘 놓고 즐기자.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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