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26층 양돈농장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 |
  • 입력 2023-02-13  |  수정 2023-02-13 06:55  |  발행일 2023-02-13 제25면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26층 양돈농장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돼지를 26층 고층건물에서 키우는 곳이 있다. 중국 후베이성 어저우(鄂州)의 한 양돈농장이다. 작년 9월에 한꺼번에 암퇘지 수십 마리씩 승강기를 태워 올려보내면서 개장하였다. 돼지는 1층 통제실에서 카메라로 관찰하고 사료, 식수, 환기, 온도 등을 원격통제하며 임신돼지, 새끼돼지, 비육돼지 등을 층별로 구분하여 기른다. 사료는 월령, 무게, 건강상태에 맞춰 자동 공급되며 분뇨는 건조한 후 그 메탄가스로는 발전을 한다. 그 옆에 건물 하나를 더 짓는데 이 두 건물이 완전 가동되면 일 년에 120만 마리를 키워낼 수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돈육가공공장도 지을 예정이다. 시공사는 원래 시멘트제조사였는데 시멘트 공장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 농장에 이용하여 일거양득을 보고 있다. 중국정부는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니 수년 전부터 전국에 이런 매머드 양돈장 수십 개를 세워 왔다.

중국 사람만큼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전 세계 돼지고기의 반을 먹는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 분쟁에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 위기를 예상했으리라. 전통적으로 뒷마당에 돼지를 키워왔으나 이농현상으로 돼지사육이 급격히 줄어들고 설상가상으로 몇 년 전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국내 전체 두수의 40%가 처분되었다. 또 다른 문제는 비트코인처럼 가격변동이 극심하여 이걸 막고자 이런 매머드 농장을 기획한 것이다. 물론 제일 위험한 것이 전염병이다. 모든 방문자는 소독 샤워를 하고 소독된 옷으로 갈아입는 등 방역에 철저하다. 미국은 가능한 한 양돈농장을 뚝뚝 띄워 놓는데 미국 양돈업자들은 이런 농장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한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